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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와 제2롯데월드 지난 7월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부근에 제2롯데월드(123층 규모의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석촌호수와 제2롯데월드지난 7월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부근에 제2롯데월드(123층 규모의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 권우성

싱크홀과 석촌호수 수위 저하 등 주민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서울시가 롯데월드타워(아래 제2롯데월드)의 임시 개장 승인 여부를 오는 3일에 발표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13일, 롯데그룹측이 서울시에 교통·안전 보완 대책을 제출한 뒤 20여 일 만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1일 "롯데그룹이 제출한 보완 대책에 대해 검토가 끝났다"며 "임시 개장 승인 여부에 대해 시장단의 정무적인 판단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승인 결과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서울시가 임시 개장을 최종 승인했고 개장일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시 개장은 제2롯데월드 중 8~11층 규모의 저층 부속건물인 에비뉴엘동·쇼핑몰동·엔터테인먼트동에 해당한다.

제2롯데월드는 지하6층, 지상 123층으로 약 555m 높이에 달하는 초고층 복합빌딩으로 롯데 창업자인 신격호 회장의 평생 염원이 담긴 곳이다. '내 조국에도 기념비적 건물 하나는 있어야 한다'며 20여 년을 준비했으며 우여곡절 끝에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에 건축 허가가 났다. 8월 현재 80%에 가까운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2016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기사 : 또 이명박...신격호와 무슨 짓을 한 건가)

신 회장의 꿈은 이제 박원순 서울시장의 손에 쥐어져 있다. 앞서 박 시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전도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확인되어야 허가가 나갈 수 있다"며 안전이 최우선 고려사항임을 밝힌 바 있다. 박 시장이 고려하고 있을 최우선 과제인 안전과 교통 혼잡과 이로 인한 주민 불안을 짚어보자.

[안전] 싱크홀, 변전소 문제 등 우려 불식 못해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역 인근 도로에서 이날 12시 20분께 생긴 싱크홀 복구작업이 한창이다.경찰은 안전사고 우려 때문에 인근 도로의 교통을 전면 통제했으며, 송파구청과 동부도로사업소 등이 현장에 출동해 도로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역 인근 도로에서 이날 12시 20분께 생긴 싱크홀 복구작업이 한창이다.경찰은 안전사고 우려 때문에 인근 도로의 교통을 전면 통제했으며, 송파구청과 동부도로사업소 등이 현장에 출동해 도로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싱크홀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제2롯데월드 안전 문제가 불거진 이후로 잠실, 석촌 일대 크고 작은 싱크홀이 발생했다. 지난달 14일에는 제2롯데월드에서 2km 떨어진 석촌지하차도에서 대규모 동공(洞空, 빈공간)이 발견되면서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기도 했다.

서울시는 싱크홀과 동공이 제2롯데월드와의 연관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싱크홀은 대부분 낡은 상하수관에서 새어나온 물 때문에 발생했고, 동공은 지하철 9호선 부실 공사 때문이기에 제2롯데월드와 직접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석촌호수 수위 저하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 상태다. 제2롯데월드 굴착공사 직후인 지난 2011년 11월부터 석촌호수 수위가 5m에서 4.3m로 떨어졌고 지하수 유출양도 하루 83톤에서 450톤으로 급증했다. 호수에서 빠져나온 물이 잠실 지반을 약화시키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수위 저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서울시의 연구용역 결과는 내년 5월에야 나온다.

지하 변전소도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아래에 설치된 초고압 변전소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국전력(아래 한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석촌변전소에 대한 안전성 검증과 보완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2012년 4월 서울시에 보낸 전기공급 관련 검토 의견서에서 "아쿠아리움 수족관 누수로 전력 설비에 물이 침투하면 많이 피해가 예상되고 복구기간도 장기간 소요될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상봉 서울시민연대 대표는 "서울시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려 안전에 대해 면밀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싱크홀 등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시민들을 불안에 내몰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대표는 "서울시가 롯데측의 압력과 선심성 조치에 못 이기고 있다"며 "박원순 시장이 이에 대한 명확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혼잡] 교통 보완 대책 미흡..."교통 지옥 예상"

 롯데 측에서 임시사용승인 신청을 넣은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과 캐주얼동, 에비뉴엘동.
롯데 측에서 임시사용승인 신청을 넣은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과 캐주얼동, 에비뉴엘동. ⓒ 서울시

교통 혼잡 대책도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가 조기 개장할 경우 부근 교통량이 기존보다 20%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층부에는 영화관과 쇼핑몰 등 인구밀집 요인이 큰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교통 대책으로 올림픽대로 하부도로 잠실주공5단지와 장미아파트 뒷길 1.12Km 구간에 지하도로를 건설하기로 했다. 비용은 전액 롯데측이 수용하기로 했다. 또 롯데측은 지하 버스 환승센터 조성에 1200억 원, 탄천변 뚝방길 확장공사에 450억 원을 투입하는 등 총 47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롯데 측은 ▲ 2호선 지하철역 광장 조성 ▲ 8호선 지하철역 연결통로 조성 ▲ 올림픽로 강남방향 출차램프 설치 ▲ 잠실길 지하차도 조성 ▲ 교통체계관리장치(TSM)·가변전광판(VMS) 설치 ▲ 지하 자전거 주차장 조성 등에 2370억 원을 투입했다. 특히 국내 최초의 지하 버스환승센터가 2016년 9월 완공되면 잠실 일대 차량정체가 대폭 해소될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이중 지하 도로와 지하 버스 환승센터가 실제 완공되지 않은 상태로 임시 개장할 경우, 잠실 인근이 교통 지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장동엽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현재 롯데월드 인근은 교통 대란 지역 중의 하나"라며 "교통 대책이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채 개장한다면 이 부근은 교통 지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불안] 지역 시민단체 대응 방안 논의

"지금 주민들은 패닉(공황) 상태다."

지난달 28일, 서울시에서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박창근 석촌 동공 발생원인 조사단장(관동대 교수)이 한 말이다. 주민들이 공황에 빠진 이유는 하루가 멀다 하고 멀쩡한 도로에 구멍이 생기고 석촌호수 물이 사라지는 등 원인 모를 공포에 떨고 있기 때문이다.

임시 개장 여부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시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지난달 27일 열린 한 토론회에서도 송파지역 시민단체들은 현 상황에서는 제2롯데월드 임시 개장을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주민들이 불안을 느끼는 상황에서 개장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임시 개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임후상 송파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석촌호수의 물이 빠지는 원인, 싱크홀 발생 원인 중 어느 것에 대해서도 시민 불안은 해소되지 못했다"며 "안전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았는데도, 임시 개장한다면 시민들은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파지역 시민단체와 구의원 등이 모여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임시 사용을 승인한 뒤 사고가 발생하면 박 시장은 정치적 부담을 짊어져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우려를 무릅쓰고 박 시장이 과연 신격호 회장의 평생 숙원을 실현시킬지, 서울시는 오는 3일 그 결과를 발표한다.


#제2롯데월드#싱크홀#박원순#신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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