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가 미국인 기자 2명에 이어 영국인 인질을 참수했다.
BBC,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4일(한국시각) IS는 영국인 인질 데이비드 헤인즈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공습 연합전선 참여국들에 경고를 보냈다.
IS는 '미국의 동맹국들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이라크 정부와의 협력을 약속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이 영국인 인질은 당신의 약속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참수된 미국인 인질들과 마찬가지로 오렌지색 옷을 입고 무릎을 꿇은 헤인즈는 카메라를 향해 "내 이름은 데이비드 헤인즈"라며 "나의 죽음은 전적으로 캐머런 총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헤인즈의 옆에서 검은 복면을 쓴 IS 조직원은 "영국은 자발적으로 미국과 연합해 IS를 공격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과 연합해 IS를 공격하려는 국가들은 모두 뒤로 물러나서 우리를 내버려둘 것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캐머런 총리를 향해 "영국 총리들은 마치 유행처럼 미국에 '아니오'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동맹은 영국의 파괴를 가속시키고 영국인들은 피비린내 나고 승리할 수 없는 전쟁에 휘말릴 것"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식 억양의 영어로 말하는 이 조직원은 헤인즈를 참수한 IS가 억류하고 있는 또 다른 영국인 앨런 헤닝을 등장시켜 다음번에 참수될 인질로 지목했다.
IS, 또 다른 영국인 인질 참수 예고프랑스 구호단체에서 일하던 헤인즈는 지난해 3월 동료들과 함께 시리아 난민캠프 부지를 방문한 뒤 터키로 가던 중 납치됐었다. 헤인즈는 이달 초 공개된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를 참수하는 영상에서 다음 참수 대상으로 지목됐었다.
함께 납치된 이탈리아인 동료는 IS와의 협상을 통해 600만 유로 정도의 몸값을 내고 풀려났지만, 헤인즈는 영국이 테러 단체와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계속 억류 상태였다.
캐머런 총리는 즉각 비상회의를 소집한 뒤 성명을 통해 "악마의 살인(evil murder)"이라고 비난하며 "살인자들을 잡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그들을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도 성명에서 "우리는 슬픔과 결의 속에 가까운 동맹과 함께할 것"이라고 위로하며 "영국을 비롯한 다른 연합국들과 함께 IS를 파괴하고 그들의 야만적인 살인을 심판받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