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인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생들이 더 많이 국가장학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홍준(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대학별, 소득분위별 국가장학금 지원 현황'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연 소득 5220만 원 이상) 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학생들의 국가장학금(Ⅰ유형, 아래 국가장학금) 수혜자 비율이 같은 소득수준의 전체 대학생들보다 5.1%P 더 높았다(2013년 기준).
'SKY' 대학들, 소득 4분위에서부터 전체 대학 비율 앞질러지난해 소득수준별로 차등지원하는 국가장학금을 받은 대학생은 총 185만9939명이었다. 이 가운데 연 소득이 5200만 원부터 7071만 원(7·8분위)인 대학생은 30만1969명이었다. 이는 장학금을 받은 전체 대학생의 16.2%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국가장학금을 받은 서울대·고려대·연세대생 2만3890명 가운데 7·8분위에 해당하는 대학생은 5105명으로 세 대학 전체에서 21.3%를 차지했다.
소득수준 7·8분위에서 서울대·고려대·연세대생의 국가장학금 수혜자 비율이 전체 대학에 비해 5.1%P 더 높았던 것이다. 이는 세 대학에 다니면서 고소득층인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국가장학금 혜택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안홍준 의원은 "그만큼 소득이 높은 부모들을 가진 학생들이 세 대학에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교육에서 일어나는 '부의 대물림'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라고 진단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학생 중 4분위(3352만 원부터 3972만 원까지)부터 국가장학금 수혜 비율이 전체 대학 비율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4분위에서 전체 대학의 국가장학금 수혜자 비율은 9.1%였고, 세 대학은 9.9%였다. 5분위에서는 8.5% 대 7.9%, 6분위(4566만 원부터 5219만 원)에서는 7.9% 대 8.9%, 7분위에서는 7.7% 대 9.4%, 8분위에서는 8.5% 대 11.9%로 나타났다.
세 대학과 전체 대학 장학금 수혜자 비율의 격차가 0.6%P→1.0%P→1.7%P→3.4%P로 점점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고려대의 8분위 비율은 13.2%를 기록해 전체 대학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전체 대학의 국가장학금 8분위 수혜자 비율이 8.5%인 점을 헤아려 이를 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적용했을 때 세 대학은 821명(서울대 170명, 고려대 430명, 연세대 221명)이 초과해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즉 8분위 적정 수혜자 비율을 8.5%로 가정했을 때 세 대학은 2031명만 장학금을 받으면 되는데, 세 대학에서 2852명이 장학금을 받아 821명(28.8%)을 초과했다는 이야기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는 7분위에서도 장학금 수혜자가 405명(18.0%)을 초과했고, 4·5분위와 6분위에서도 각각 7.5%와 10.7%의 초과율을 기록했다. 반면 기초수급자와 1·2·3분위의 초과율은 각각 -6.6%와 -22.8%, -3.3%, -8.2%로 나타났다. 이는 저소득층의 국가장학금 수혜자 비율이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함을 뜻한다.
전체 대학을 보더라도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인 8분위의 국가장학금 수혜 비율이 높았다. 1분위 20.6%, 2분위 19.5%, 3분위 13.7%, 4분위 9.1%, 5분위 7.9%, 6분위 7.9%, 7분위 7.7%로 계속 낮아지다가 8분위에서 8.5%로 높아졌다.
안홍준 "국가장학금 취지 일부 왜곡되고 있어"안홍준 의원은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소위 'SKY' 대학 등 일부 명문대의 국가장학금 수혜자가 더 많아지고, 명문대 안에서도 고소득층 수혜자가 더 많다"라면서 "이는 저소득층에게 더 많은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국가장학금의 취지가 일부 왜곡되고 있는 것으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대학 간 차등없이 저소득층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국가장학금 제도 본래 취지에 맞게 일부 제도를 보완해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