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 1일 오후 3시 25분]
"남편에게. 할 말은 많지만 그냥 조용히 떠나고 싶다. 애들 잘 부탁하고, 애들은 당신이 꼭 키워야 한다. 어머님 등 가족들 도움 받지 않도록… 꼭!! 돈은 얼마 없다. 힘들었다. 아들, 딸 미안하구나. 너희들에게 할 말이 없구나. 엄마가 없어도 동생이랑 잘 지내기를 바랄게. 사랑한다. 아들, 딸…. 정말 미안해." 남편이 다니던 회사의 직장폐쇄로 임금을 받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유서 전문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케이비알(KBR)지회 한 간부의 부인 A(43)씨가 1일 오전 창원 집에서 자살 사망한 것이다.
이 부부 사이에는 중·고생의 자녀들이 있다. 부부는 직장폐쇄로 임금을 받지 못하자 보험해지를 하거나 친척들한테 돈을 빌려 버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공단 내 쇠구슬(베어링) 생산업체인 옛 한국강구를 2006년 케이비알이 인수했고, 이후 노사 갈등을 겪어 왔다. 사측은 기계반출과 외주인력 투입을 시도했고, 금속노조 지회는 파업 등으로 맞섰다.
그러다가 사측은 지난 5월 직장폐쇄했고, 한때 폐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현재 사측은 경비를 두어 공장을 지키게 하고 있으며, 금속노조 지회 조합원 48명은 '직장폐쇄 철회' 등을 내걸고 투쟁하고 있다.
"자본가의 탐욕이 조합원 가족의 죽음 가져와"
조합원 부인의 자살 사망 사건과 관련해,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이날 오후 케이비알 공장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태인 지회장은 "2012년 사측이 손배가압류 통지를 각 가정에 했을 때, 고인의 남편은 '집에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며 "직장폐쇄 뒤 어려움이 많았고, 돈이 없다보니 집안 친척들한테 손을 벌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박 지회장은 "고인은 남편 회사의 장기간 직장폐쇄로 생활고를 겪으면서 보험을 해지하고, 9월 30일에는 보험 대출을 상담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형편이 어려운 조합원들이 많고, 오는 6일 조합원에 대한 부채 상담이 예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신천섭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마음이 쓰리고 아프다,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며 "늙은 자본가의 탐욕이 결국은 조합원 가족의 죽음을 가져 왔고, 우리는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자본의 탐욕은 노동자의 피를 먹고 성장할 수 밖에 없다, 사측은 '무슨 돈으로 너네들이 버티겠느냐'고 했다는데, 하지만 노동자들은 굴욕적으로 무릎 꿇고 빌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들은 함께하는 힘으로 난관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KBR 회장은 교섭에서 노동자들에게 '돈 없는 너네가 얼마나 버티겠느냐'는 말을 자주 했다"며 "회장은 노동자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뱉은 말이었지만, 결국 늙은 자본가의 탐욕에 가득찬 말은 비수가 되어, 우리 조합원의 가족이 자결해야만 하는 비극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A씨 부부는 그동안 아무 문제도 없었고, 부인이 갖고 있던 지병도 없었다"며 "KBR 자본의 노동탄압과 탐욕이 없었다면 고인이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하는 비극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동자들이 5개월 가량 임금을 받아가지 못한 상황에서 회장은 다른 업체에 기계 임대로 돈을 벌고 있었음이 밝혀졌다"며 "현재 KBR에서 8개의 라인을 운영할 수 있는 기계가 다른 업체에 임대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중 2대는 지난 2012년 6월 5일 합의서에 따라 KBR로 반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환되지 않으며 합의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KBR 회장과 그의 가족들이 억대의 배당금을 챙길 때 노동자의 가족들은 생활을 고민해야만 했다"며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KBR자본에 의한 타살이고, 자본가의 탐욕과 노동탄압이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강조했다.
신천섭 지부장은 "오늘 기자회견에 대해 고인의 남편과 공유를 했고, 장례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정리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빈소는 창원 한마음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1신 : 1일 오후 1시 34분]직장폐쇄와 외주인력투입·기계반출 시도 등으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창원공단 내 사업장의 노동조합 간부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창원중부경찰서와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에 따르면, 케이비알(KBR)지회 한 간부 부인(40대 중반)이 1일 자살 사망했다. 간부 부인은 생활고에 시달려 왔고 "돈이 얼마 없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케이비알지회 간부는 부인과 사이에 중·고생인 자녀들을 두고 있으며, 창원 반림동에서 살고 있었다. 부인의 시신은 창원 한마음병원 영안실로 옮긴 상태다.
창원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자살한 사람은 40대 중반으로 추정된다"며 "케이비알 노조 간부 부인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이날 오후 2시 케이비알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서 내용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케이비알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공업용 강구(쇠구슬) 제조업체로 지난해부터 기계반출 시도와 외주인력 투입 문제로 노사 갈등을 겪어 왔다. 케이비알 노사는 지난 5월부터 파업과 직장폐쇄 등으로 갈등을 겪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