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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解憂所). 사찰에 딸린 화장실을 이르는 말로 근심을 푸는 곳 또는 번뇌가 사라지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수원하면 해우소가 떠오를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해우소를 검색하면 해우소의 의미와 세계화장실협회 그리고 수원이 검색되고 있다. 훗날에 가면 수원이 해우소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 중심에 화장실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화장실박물관 해우재가 있다.

세계화장실협회 연수가 끝나고 만찬에서 선정선 심재덕재단 회장의 인사, 그리고 서로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연수 기간 동안의 노고에 서로 감사의 인사를 나누는 모습
▲ 세계화장실협회 연수 마감 세계화장실협회 연수가 끝나고 만찬에서 선정선 심재덕재단 회장의 인사, 그리고 서로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연수 기간 동안의 노고에 서로 감사의 인사를 나누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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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는 몇 해 전 2년여를 살다가 외국을 전전했고 네팔에서 결혼 후 아내와 다시 돌아와 신혼의 꿈을 키우며 살고 있다. 그런데 수원에 살면서 정서적으로 농촌의 서정을 품고 있는 도시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재래시장이 발전하고 시장의 체온을 느끼면서 사는 것도 복된 일상의 하나다.

그리고 해우재와 세계화장실협회를 있게 한 고(故) 심재덕 시장이 설계하고 가꾸었던 수원시는 이제 번뇌가 사라지는 도시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고 심재덕님을 영원한 수원시장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미스터 토일렛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듯하다.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삶은 누가 뭐라 해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것도 생전의 일로 후대에 그런 브랜드가 확대 재생산되어 간다면 그 또한 훌륭한 업적을 이루어낸 일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측은지심으로 바라볼 어려운 사람들의 삶의 기대에 희망을 불어넣는 사업에 연결된다면 그 또한 자랑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지난 10월 8일부터 10월 10일까지 수원에서는 세계화장실협회(회장 염태영 수원시장) 주최의 아시아 5개국 화장실 관련전문가, 공무원과 관련기업인 등을 초청해 '2014 세계 화장실 관계자 연수'를 실시했다. 이번 행사에는 스리랑카, 네팔,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에서 15명의 관계자가 참석해 화장실 관리 노하우에 관한 교육과 우수 화장실 문화 체험을 실시하고 해당국가의 사례발표 등을 통해 앞으로의 발전방향 등을 모색했다.

세계화장실협회 세미나에 참석한 네팔의 메가 레그미 씨와 네팔인 기자 먼주 구릉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가 개발한 사진 아래 우측의 변기는 참석자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 세계화장실협회 연수 대회 세계화장실협회 세미나에 참석한 네팔의 메가 레그미 씨와 네팔인 기자 먼주 구릉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가 개발한 사진 아래 우측의 변기는 참석자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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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네팔에서 새로운 변기를 개발해서 보급한 사례가 주목을 받았는데, 네팔에서 참가한 메가 레그미(56세)씨는 자신이 개발한 소량의 물로 정화기능을 수행해낼 수 있는 변기로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배설물을 모아 가스를 생산하여 가정에서 필요한 연료로 사용하는 단계로 발전시켜 가고 있는 사례는 매우 주목할만한 발전 사례로 참가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어갔다.

또한 캄보디아 참가자 매니트 퓨럼(Manit Phyrum)씨가 소개한 1층 공중화장실과 2층 관광안내소를 겸한 카페는 매우 흥미로운 관심을 유발했다. 사실 저개발국가에서 새로운 형태의 화장실을 짓는다 해도 관리는 매우 부실해지기 쉬운 것이 현실인데, 2층 카페에서 화장실을 관리하고 관광안내소를 겸하고 있어 복합기능을 수행하고 관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보여주고 있었다는 것이 해우재 이원형 사무국장의 전언이다. 또한 그런 점은 다른 나라 참가자들이 주목해 보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캄보디아 화장실 관련 연수 참가자 매니트 퓨럼(Manit Phyrum)씨다. 그는 공중화장실을 관리하는 카페에 관광안내소도 함께 설계된 화장실을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 캄보디아 세미나 발표자 캄보디아 화장실 관련 연수 참가자 매니트 퓨럼(Manit Phyrum)씨다. 그는 공중화장실을 관리하는 카페에 관광안내소도 함께 설계된 화장실을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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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을 활용한 화장실 관리 요령, 보건 위생과 직결된 화장실의 중요성, 화장실 관리 실무 강의가 진행되었고, 덕평 자연휴게소의 스마트 화장실, 화장실 문화의 상징인 해우재 전시관 등 선진 화장실 문화 현장을 방문했다.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에는 네팔과 캄보디아 화장실 문화 실태 보고와 의견을 교류하는 세미나를 끝으로 모든 연수일정을 마쳤다.

연수일정을 마치면서 심재덕 재단에서는 모든 참가국 연수참가자와 한국 내 유관기관의 관련자들을 초대해 만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도 참가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와인을 곁들인 만찬을 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세계화장실협회는 지난 2월 수원시에서 인류의 보건과 위생 향상을 위한 세계화장실협회 총회를 개최, 15개국 70여 명의 각국 화장실 관계자들이 모여 각국 화장실 관련 기술 및 정보교류와 세계화장실 개선을 위한 질병 예방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또 대한민국 정부와 함께 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 13개국에 18개소의 공중화장실을 건립했으며, 수원시와 함께 라오스, 캄보디아 2개국에 공중화장실을 건립 중에 있다.

세계화장실협회 연수에 참가한 참가국 대표들과 한국 화장실협회 회장의 축사
▲ 심재덕 재단에서 마련한 만찬 세계화장실협회 연수에 참가한 참가국 대표들과 한국 화장실협회 회장의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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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만물에는 생로병사가 있다. 생로병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당한 양의 영양분을 섭취해야 하는 것이 생명의 기본이다. 그런데 먹는 것 말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에 가장 지대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배출 혹은 배설 기능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일컫는 생물만이 아니라 기계적인 것들조차 배출 기능이 원활하지 않으면 잔고장을 일으키다가 수명을 단축하는 일은 비일비재한 현상이다.

도시가 정상을 찾는 일은 사람의 삶이 일상의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하는 일과 다를 바 없다. 그런 점에서 생로병사의 기본이 되는 배설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해가는 노력이 대한민국에서 시작되고 또 수원에서 그런 일을 가난한 나라에 확산시켜 가는 일은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죽어서도 살아 있는 사람들의 삶에 좋은 영향을 만들어가는 그런 사람이 있어 인간에게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다. 위대한 일은 사소한 일상에 삶을 개선해나가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을 확인하는 사례가 해우재에 있다는 생각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 합니다.



태그:#세계화장실협회 연수, #수원 해우소 사무국장 이원형, #염태영 수원시장, #선정선 심재덕재단 회장,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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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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