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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승환 국토부 장관이 1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이 1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김동환

"전세가격 상승률이 걱정할 수 있는 수준의 근처에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작년이나 재작년에 비해서는 많이 낮습니다. 저금리 전세자금대출 감안하면 임차인(세입자)의 부담이 증가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서승환 국토부장관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장관이 최근 전세가격 폭등과 관련해 실질 가계 부담은 높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금리 전세자금 대출이 많아졌다는 이유다.

서승환 국토부장관은 13일 정부 세종청사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 장관은 "전세가격은 플러스(증가)고 월세 가격은 마이너스(감소)"라면서 이전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성토하는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지만 서 장관은 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강한 질타가 이어지자 "보편적 주거복지 모자란 부분이 있다고 하는 지적 받아들인다"고 마지못해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계부채·전세 가격 폭등했는데...

이날 국감의 핵심은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였다. 취임 이후 2년 가까이 6차례나 서민들에게 빚 내서 집을 사게 하는 부동산 정책을 집행한 결과, 강남 등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오르고 전세 가격이 폭등하는 등 서민주거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는 것이다.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7.24 부동산 정책으로 한 달 사이에 가계부채가 4조5000억 원 넘게 증가했고 저소득층은 1조3000억 원을 대출받아 생활비로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에 149.7%였던 가처분 대비 가계부채는 현재 163.8%까지 급등했고 전세 가격도 올라 전세가율이 70%가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가계 사정은 금융위기 이전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서승환 장관은 이같은 상황이 정책 실패의 결과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이 실패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서 "일부 부작용을 지적할 수는 있겠지만 거래활성화를 통해 주택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현재 금융당국에서 평가하는 부분이 있다"며 책임을 넘겼다.

이에 이찬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최근 급등한 전세 가격을 거론했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수도권 주택의 평균 전세가격은 2억 원 대를 돌파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전과 비교하면 15% 이상 오른 수치다.

이 의원이 "전세 대책이 없으면 (없다고) 인정하라"고 질의하자 서 장관은 월세 가격이 하락세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세는 올랐지만 월세는 하락추세라는 것을 감안하면 서민주거 환경 자체는 생각처럼 악화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는 "저금리 전세자금대출과 주거바우처 등을 감안하면 임차인의 부담수준이 증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승환 "부동산 거래활성화 되어야 주거복지 가능"

서 장관은 이날 국감 내내 확고한 소신을 밝혔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큰 흐름에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부동산 거래 활성화와 주거복지 중 어떤 게 더 중요하냐'고 묻자 "거래활성화가 되어야 주거복지가 가능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러한 장관의 소신이 국토교통부 공무원 성과평가 등 실제 부처 운용에도 반영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미경 의원이 공개한 국토부 주택토지실의 성과평가 세부기준과 배점을 보면 주택공급과 거래, 재건축 활성화 입법 추진에는 높은 배점이 부여되어 있지만 주거급여 시행, 노후주택 개선 등은 배점에서 아예 제외되어 있었다.

이 의원은 "장관이 국회 나와서는 주거복지가 중요하다고 해놓고 실제는 전혀 상반된 기준으로 공무원들 점수를 매겼다"면서 "국회와 국민을 속여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성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때 약속했던 보편적 주거복지가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행복주택과 목돈 안 드는 전세 등 대표적인 주거 공약 중 실현된 게 뭐가 있느냐"고 따졌다.

행복주택은 전월세난 해소를 위해 2017년까지 총 14만 호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이다. 집권 2년차인 올해까지 사업이 승인된 주택은 2259호에 불과하다.

서 장관은 "그동안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못 미치는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는 실적이 적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개념 자체가 체화된 여러가지 금융상품이 나오는데 가이드라인 같은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보편적 주거복지가 모자란 부분이 있다고 하는 지적을 받아들인다"면서 "그 부분을 더 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승환#주거복지#전세#가계부채#전세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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