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지난 15일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지난 15일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 ⓒ 경기과학기술진흥원

'판교 환풍구 붕괴 추락사고'가 발생한 축제의 주최자 명칭을 두고 명의 도용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축제를 개최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확인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과학기술진흥원(아래 경기과기원)은 지난 15일 홈페이지 게시판에 '2014 제1회 판교테크노벨리 축제 개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올렸다.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오는 17일 오후 5시부터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 광장에서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는 내용이다.

경기과기원은 해당 보도자료를 통해 "판교테크노벨리 지원본부에서 매월 넷째주 금요일에 열리는 판교테크노밸리 사랑방 정오콘서트와 연간 스페셜 콘서트를 개최해왔다"며 "이번 행사는 <이데일리TV>가 주관해 확대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과기원은 "향후 본 축제가 대형 문화예술축제로 정례화 되어 지속적으로 추진된다면 경기도의 예산부담 경감 차원에서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경기과기원은 앞서 8일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에 올린 '2014년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축제 개최 안내' 글에서도 주최자를 '경기도청,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라고 명시했다. 또한 함께 게재된 행사 포스터에도 경기도청이 주최자로 표기됐다.

경기과기원은 "잘못된 보도자료가 홈페이지에 올라갔다"는 입장이다.

경기과기원 관계자는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당시 표현에 문제가 있어 '판교테크노밸리축제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수정해 홍보팀에서 배포했다"며 "홈페이지 담당자가 실수로 잘못된 자료를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잘못된 내용이 두 번이나 홈페이지에 게재될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작성자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보도자료·포스터는 있는데...경기도 "전혀 보고 없었던 행사"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홈페이지에 올린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포스터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홈페이지에 올린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포스터 ⓒ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주최자로 명시된 경기도청은 '왜 그런 보도자료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오후석 경기도청 안전기획관은 "해당 보도자료는 경기도가 작성한 게 아니다"라며 "(경기과기원) 직원들이 경기도와 아무런 협의 없이 (주최자를) 표시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 기획관은 "보통 경기도가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행사는 부지사에게까지 보고하도록 돼 있다"며 "그러나 이번 행사의 경우 과기원 쪽에서 담당 실·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도가 주최자로 명시된 포스터와 보도자료가 사전에 나왔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나'라는 질문에 "경기도에서 내는 보도자료가 하루에 100건 이상"라며 "대부분의 도청 직원들은 도지사나 부지사가 참석하는 행사를 신경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도에서 예산을 집행하는 출연기관의 행사를 보고받지 못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한 해가 지나고 나서 결산할 때 보고를 받는다, 관리·감독과 관련해서는 경기도에도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 기획관은 "보통 경기도가 주최하는 행사에는 지사가 참석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최소한 실·국장이라고 참석해 인사말을 한다"며 "인사말조차 안 한 행사(사고가 난 축제)를 경기도가 주최했겠나"라고 설명했다.

 17일 오후 환풍구 덮개가 붕괴돼 수 십명의 추락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에서 공연이 진행되던 당시 환풍구 위에 사람들이 올라선 모습(파란색 사각형). << 독자 제공 >>
17일 오후 환풍구 덮개가 붕괴돼 수 십명의 추락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에서 공연이 진행되던 당시 환풍구 위에 사람들이 올라선 모습(파란색 사각형). << 독자 제공 >> ⓒ 연합뉴스

경찰은 환풍구 붕괴 추락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19일 오전에는 행사 주관사인 <이데일리>와 경기과기원을 압수수색했다.

경찰 "과기원 본부장 '성남시 500만원 지원키로'진술"...성남시 "협의 없었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김춘식 경기과기원 판교테크노밸리지원본부장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성남시가 행사에 5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한 점과 과기원이 경기도 산하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해 공동주최자로 경기도와 성남시를 명기하기로 하고 사업계획서를 결재한 바 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남준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대책본부 대변인(성남시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성남시는 행사 주최와 관련해 일체 협의한 바 없다"며 "예산지원과 관련된 내용도 전혀 이야기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판교 사고
댓글1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