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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시장을 포털사이트와 SNS에 자리를 빼앗긴 상황에서 지역 신문사, 지역 언론 매체들의 설 자리는?"
이 같은 의문에 답하는 지역신문 컨퍼런스(주최,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주제는 '지역 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눈, 새로운 창'이다. 31일 오후 대전 케이티(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4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는 전국의 지역언론인들이 경영과 광고, 신문제작, 보도혁신 전략을 놓고 사례와 고민을 나눴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지역 신문인 300여 명이 참여했다.
많은 사람들의 눈은 지역 언론의 경영환경 개선에 쏠렸다. <성주신문> 김정희 기자,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 <고양신문> 김진이 기자는 디지털 전략을 소개했다.
특히 성주신문은 지난해부터 시도한 종이신문과 인터넷, 방송, SNS를 연결한 '크로스 미디어'를 시도하고 있다. 성주방송을 개국해 성주신문 인터넷웹사이트와 페이스북을 통해 송출하고 있다. 각종 홍보영상은 편당 수백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군 단위 주간신문이지만 미디어 환경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지역신문은 뉴스기업이 아니라 종합 컨텐츠 기업"
김주완 기자는 '지역신문은 뉴스기업이 아니라 종합 콘텐츠 기업"이라며 남강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남강 오백리' 등 공익 콘텐츠 발굴 기획 사례를 발표했다. 김진이 기자는 고양신문의 사례를 소개하고 "기획취재에 인터랙티브(문자와 숫자, 그래픽, 영상뉴스가 단일한 형식 안에 통합돼 있는 콘텐츠), 팟캐스트 등 새로운 시도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섹션에서는 언론을 통해 지역문화를 발굴 취재한 사례가 조명됐다. <해남신문> 석정주 기자는 '우리 엄니, 아부지 생애사' 기획을 통해 '가족과 자식들을 위해 한 평생 바친 평범한 부모님'의 생애 기사를 발표했다. 관할 14개 읍면을 돌며 75세 이상 노인들의 구술을 기록했다. 보도이후 가족, 자식들과 소통에 기여했다는 칭찬이 많았다.
청양신문 이존구 기자는 우연히 청양 까치내가 웃다리농악의 발상지라는 말을 처음 듣고 취재를 시작했다. 웃다리농악의 유래와 가치, 계승방안을 꾸준히 취재했다. 반응을 뜨거웠다. 보존회가 창립됐고, 농악반 강습이 추진됐다. 첫 전국충청웃다리농악경연대회도 열렸다. 한 지역신문 기자가 귀 담아 들은 한 마디가 지역의 무형유산을 발굴, 보전하는 단초가 됐다.
'제주 밭담'이 세계농업유산 등재되기 까지
<한라일보>의 '흑룡만리 제주밭담' 탐사보도는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은 제주 밭담을 세계농업유산 등재로 이어지게 하는 쾌거를 올렸다. 밭담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일본과 태국을 찾아 유산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 제주밭담은 올해 4월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언론의 지역문화 발굴보도는 서울의 지역신문에서도 성과를 남겼다. 서울 구로지역에서 발행되는 주간 <구로타임즈>는 구로구 서쪽 끝 한켠에 자리한 '항동마을'의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를 문화유산으로 승화시켰다. 개발로 사라져 가는 350년 삶의 터전과 녹슨 항동철길에 뿌려진 반세기전 눈물, 공동체 뿌리 산신제, 정월초하루 척사대회, 항동사람들의 생활상 등으로 보도됐다.
보도이후 독자들은 '구로공단처럼 사라질 지역의 유산을 기록으로 남겼다", "기사를 모아놓으니 마을에 관한 역사책이 됐다", "전통문화의 지킴이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사라져가는 마을의 역사를 복원한 <구로타임즈>
<전남일보>는 현대사의 미아인 '정율성 선생'과 그의 오형제 삶을 발굴해 끝내 그의 형제가 독립유공자로 선정되도록 한 8년의 과정을 소개했다. <전남일보>는 지난 2006년, 중국을 오가며 정율성의 삶과 음악세계, 그의 오형제의 항일투쟁사를 조명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취재를 통해 정율성 형제의 항일기록을 발견했다. 지난 3월 정율성 선생의 형인 정효룡 선생이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 8년에 걸친 발굴보도와 탐사보도가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고령신문>에서는 노인전담기자 추진 배경과 성과를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 밖에도 보도편집 재조명 사례, 시민저널리즘을 통한 지역사회 친화전략, 스마트시대의 NIE 등 11개 섹션에서 39명의 언론인들이 사례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