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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수원남문 영화관 영화관을 지키기 위해 집회를 열고 있다
▲ 집회 수원남문 영화관 영화관을 지키기 위해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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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남문에 위치한 로데오 거리는 한때 수원의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거리였다. 극장이 6곳이나 자리하고 있어, 주말이 되면 이 거리를 찾아드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젊음의 거리였던 남문 로데오 거리는 수원역에 AK백화점이 입점하면서 바뀌었다. 젊은이의 발길은 끊어지고 모든 극장이 문을 닫았다.

남문 지역의 상인과 로데오 거리 상인회 등의 노력으로 인해 10여 년 만에 상권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메가박스가 문을 열었다.

"수원에 영화관이 6개 극장, 44개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들 영화관들은 직원들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운영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이제 다시 롯데쇼핑몰에 8개관, 광교에 7개관 등 15개소의 영화관이 문을 열게 됩니다. 구도심에서 60여 년 동안 지역을 지켜 온 영화관들은 모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60년 전통의 남문 영화관 지켜내야

남문 로데오 거리 젊은이들이 찾던 남문 로데오 거리. 10년 만에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 남문 로데오 거리 젊은이들이 찾던 남문 로데오 거리. 10년 만에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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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 남문 메가박스는 극장들이 문을 닫은지 10년만인 지난해 12월 다시 문을 열었다
▲ 메가박스 남문 메가박스는 극장들이 문을 닫은지 10년만인 지난해 12월 다시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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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호 주식회사 중앙시네마 대표는 "롯데쇼핑몰의 영화관 입점은 그동안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을 줬던 남문의 뿌리경제를 말살하는 행위"라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3일 오전 10시께부터 수원시청 건너편 올림픽 공원에 모인 100여 명의 사람들은, "수원전통 영화관 고사시키는 롯데시네마를 강력히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가졌다.

"그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난 9월까지 저희 남문에 소재한 메가박스를 찾아 영화를 관람한 인원이 2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들이 이곳에서 영화 관람을 마친 후 인근 남문 일대의 전통시장을 찾아들어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2004년 AK백화점이 들어섰을 때보다 롯데쇼핑몰은 더 큰 타격을 줄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이렇게 거리로 나선 것이죠."

2004년 수원 민자역사에 AK백화점이 들어선 후 남문 로데오 거리뿐만 아니라 팔달문시장, 지동시장, 영동시장, 시민상가시장, 패션 1번가 등의 시장은 많은 고통을 감내했다. 수원시에서는 이러한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이제 겨우 전통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 롯데쇼핑몰이 입점하면 상권은 물론 극장들까지 피해를 입을 것이 자명하다는 주장이다.

남문 상인들, "허가증 반납으로 맞설 것"

올림픽 공원 2일 오전 수원시청 건너편 올림픽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사람들
▲ 올림픽 공원 2일 오전 수원시청 건너편 올림픽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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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남문 메가박스는 옛 중앙극장의 후신입니다. 그동안 저희 극장을 찾아주신 시민들 중에는 옛 정취를 잊지 못하고 다시 찾아오신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 44개의 상영관도 인구 120만 명의 수원시에서 포화상태인데, 거기다가 다시 15개 상영관이 입점을 하게 되면 59개관으로 늘어납니다. 남문 메가박스는 또 다시 옛 아픔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수원남문의 극장 관계자만이 아니라 지역의 상인들도 함께 참여했다. 그동안 침체되어 있던 로데오 거리가 메가박스를 찾아오는 관람객들로 인해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 또 다시 젊은이들이 떠난다면 이제는 회생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제 겨우 상권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 롯데쇼핑몰과 롯데시네마가 문을 열면 젊은이들이 어디로 찾아가겠습니까? 주차시설이나 모든 것에서 전통시장보다 편한 롯데쇼핑몰을 찾아가겠죠. 저희가 허가증을 반납하면서라도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1952년 처음으로 극장이 문을 연 수원의 로데오 거리.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 한 때 황폐화가 되었다. 이제 겨우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거리이다. 상인들은 과거의 고통을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날이 쌀쌀한데도 불구하고 집회에 나선 당사자들은 절박함을 호소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와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남문로데오거리#남문메가박스#집회#올림픽공원#남문영화관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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