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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 자원외교 관련 주요 포상자
MB 자원외교 관련 주요 포상자 ⓒ 고정미

수십조 원의 국부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드러난 'MB 자원외교' 논란과 관련, 이명박 정부가 당시 해외자원개발 사업 관계자들에게 각종 훈·포장 등의 상을 남발한 사실이 확인됐다.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일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해외자원개발 관련 훈·포장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명박 정부는 캐나다 혼리버·웨스트컷뱅크(가스공사), 캐나다 하베스트사 (석유공사), 멕시코 볼레오 광산(광물자원공사) 등 대표적인 해외자원개발 부실사례로 꼽히는 사업을 주도한 인물에게 훈장과 표창을 대거 포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해외자원개발 관련 포상 행사를 실시했는데, 2013년까지 수상한 인원은 총 117명에 달한다. 여기에는 가스·석유·광물자원 공사 등 자원관련 공기업 외에도 대우인터내셔널, 삼성물산, SK E&S, LS-Nikko 등 해외자원개발에 관여한 다수의 일반 기업 관계자도 포함됐다.

문제는 'MB 자원외교'의 실상이 빚잔치라는 데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자원외교 부문에서 '글로벌 호구'로 전락했다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실제 2008년 이후 가스·석유·광물자원 공사 등 해외자원개발에 관여한 3개 공사에서 해외 자원 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30조 6000억 원 규모인데, 이 중 회수 규모는 11조 3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스공사 '빚더미'에 올린 주강수 전 사장에게 최고등급 훈장 수여

자원 외교로 상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주강수 전 가스공사 사장이다. 그는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현대종합상사 부사장을 거치며 MB 정권 출범 후 가스공사 사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5년 여 동안 이 전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한 전형적인 MB맨이다.

주 전 사장은 2011년, 2012년 대통령 표창과 금탑산업훈장을 연속 수상했다. 산업훈장은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 금탑산업훈장은 산업훈장 가운데 최고등급 훈장이다(정부포상에는 훈장>포장>대통령 표창>총리 표창 등이 있다).

그렇다면, 주 전 사장의 '실적'은 어땠을까.

2008년 9월부터 주 사장이 재임한 기간 동안, 가스공사는 해외자원개발에 6조 3000억을 쏟아 부었지만 투자 회수율은 23.1%에 그쳤다. 2008년 기준 121.9%에 달했던 투자 회수율이 1/5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부채율이 급증했다. 2007년 말 8조 7000억 원에 그쳤던 부채 규모는 370% 상승해 2012년 말 32조 3000억 원에 육박했다.

주 전 사장은 가스공사의 대표적인 부실 투자 사례인 캐나다 혼리버·웨스트컷 사업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홍 의원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해당 사업에 1조 2000억 원을 투자했으나 2013년 5652억 원의 손상차손(확정손실)이 발생했다. 웨스트컷뱅크 사업의 경우 경제성 부재로 이미 사업이 중단된 상태고 혼리버 사업은 가스 생산 중에 있으나 총 사업 기간 동안 예상되는 영업이익은 1900억 원에 불과했고, 이는 가스 공사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1조 원이 넘는 투자액을 감안했을 때 매우 초라한 수치다.

막대한 돈을 들여 투자했음에도 이에 따른 이익을 창출하지 못했고, 부채만 급증시킨 공기업 사장에게 MB 정부가 제공한 건 '벌'이 아닌 훈장이라는 '명예'였다.

부실 해외 개발 사업 관련자에게 '대통령 표창' 등 각종 상 퍼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5월 29일 오후 중국 산둥성 칭다오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산둥성 진출 우리 기업인 초청 리셉션에서 자원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5월 29일 오후 중국 산둥성 칭다오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산둥성 진출 우리 기업인 초청 리셉션에서 자원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2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신아무개 당시 석유공사 전담반장 역시 석유공사의 대표적인 부실 해외 개발사업인 캐나다 하베스트사, 영국 Dana 인수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

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 에너지의 정유자회사 NARL을 2009년 매입할 당시 가격(1조 원)의 1/10인 900여억 원에 매각할 예정이다. 당시 석유공사는 NARL 매입 과정에서 내부 지침을 무시했을 뿐 아니라 인수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이사회 승인 조차 거치지 않은 채 사업을 강행했다. 이 같은 석유공사의 명백한 부실·손실 투자에 대해 서문규 현 석유공사 사장 조차 "손실이 커 면목이 없다"(10월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석유공사 국정감사)고 고개를 숙였다.

신아무개 전담반장은 영국 Dana 인수에도 관여했다. 해당 사업에서 운영상의 고비용이 지속되자 석유공사는 올 6월 자회사를 매각했다. 5조 2000억 원이 투자된 해당 사업에는 932억 원의 누적환차손(외화자산 또는 부채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환율변동에 따라 자국통화로 평가한 자산의 가치가 변동하게 됨. 이 때 손실이 발생한 경우를 환차손이라 함), 3억 원 가량의 손상차손이 발생됐다.

이 밖에 광물자원공사의 실패한 해외자원 개발 사업인 멕시코 볼레오,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사업을 주도한 관련자들도 지식경제부 장관 포상을 받았다. 사업 추진 당시 광물자원공사 암바토비팀 팀장이던 김아무개씨와 LS니꼬사의 추아무개 이사, 한국수출입은행 팀장이었던 천아무개씨가 그들이다. LS 니꼬 이사는 볼레오 사업 등에 지분참여를 했다는 명목으로, 수출입은행 팀장은 암바토비 사업 등 20개 프로젝트에 29억 달러의 금융 지원을 승인했다는 이유로 표창을 받았다.

그러나 '표창'을 주며 치하했던 볼레오 사업은 2012년 부도 상황에 직면했다. 볼레오 개발 사업의 개발비가 증가하자 대주주인 바하마이닝사가 손을 뗐고 광물공사는 바하마이닝사의 지분을 2차례 나눠 인수하는 계약까지 채결했다. 광물공사는 최초 예정 투자액의 19배가 증가한 1조 1325억 원을 투입했다. 투자 과정 역시 부실했다. 감사원은 지난 6월 볼레오 사업의 투자수익률이 부당하게 산정됐고 민간 주주사들의 거부 의견을 무시한 채 투자를 단독으로 결정했음을 지적했다.

암바토비 사업 역시 7차례 사업비가 인상되어 현재까지 4.7배가 증가된 1조 4000억 원 가량이 투자됐는데, 이 가운데 '식대·의료비' 등 운영비가 대폭 증가해 사업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처럼 부실한 자원 외교 관련자들이 각종 훈·포장 등을 받은 데 대해, 홍 의원은 "대규모 국부손실을 가져온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이들에 대한 훈·포장을 취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수십조 원 빚에도 징계자는 '전무'... "민·형사상 책임 물어야"

이처럼 '포상 잔치'를 벌이는 동안 실패한 자원외교 사업에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은 이는 극소수다.

캐나다 하베스트 에너지의 정유자회사 NARL의 경우, 매해 1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징계를 받은 사람은 실무업무 담당자 단 한 명이었다. 더군다나 감봉 1개월의 처분을 받고 끝났다. 볼레오의 부실투자에 대해서도 담당 실무자 3명이 근신·감봉 등의 솜방망이 징계를 받았을 뿐 핵심 책임자들은 아무런 문책도 받지 않았다.

홍 의원은 "부실투자에 관여한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도 물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MB 자원외교#포상#글로벌 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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