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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가 철새 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 인근에 무분별한 건축허가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고 하자 주민들이 "환경단체는 떠나라"는 내용의 불법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창원 동읍향토사랑회는 3일 주남저수지 주변과 동읍 일대에 "철새보호 명분으로 동읍 주민 조롱하는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주남저수지에서 영원히 떠나라"거나 "지역발전 가로막는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주남저시주에서 떠라"는 내용의 펼침막을 10여개를 내걸었다.

그런데 이 펼침막은 창원시청(구청)에서 허가한 지정게시대가 아닌 도로변과 전봇대 사이에 걸려 있다. 창원시 성산구청 건축허가과 광고물담당은 "지정게시대가 아닌 곳에 걸린 펼침막은 모두 불법"이라며 "해당 동읍사무소에 연락해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창원 동읍향토사랑회는 3일 지정게시대가 아닌 곳에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창원 동읍향토사랑회는 3일 지정게시대가 아닌 곳에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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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읍향토사랑회는 최근에 주남저수지 인근 토지소유자들이 만든 모임이다. 구일모 회장은 "옛날부터 주남저수지 부근에 땅을 소유한 사람도 있고 뒤에 땅을 매입한 사람도 있는데 우리 마음대로 짓도 못짓고, 그것으로 인해 재산피해도 많으며, 창원시에 건축허가를 내면 환경단체의 관여가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민들은 환경단체에 대한 불만이 대단하고, 앞으로 환경단체와 대화도 나눠야 하지만, 최근에 모임을 만들어 의사 표현을 하기 위해 펼침막을 내걸었다"며 "지정게시대가 아닌 곳에 걸면 안 된다고 하니까 곧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0월 29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는 창원시민과 미래세대의 자산인만큼 보전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지금처럼 건축허가를 남발한다면 머지 않아 철새 없는 저수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주남저수지 일대에 9건의 건축승인이 났고, 최근에 3건의 창고 신축과 공장 증축 신청이 창원시 의창구에 접수됐다. 환경단체는 "의창구가 건축허가를 검토 중인 월잠리 공장 증축 대상지는 주남저수지와 50m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겨울철이면 주남저수지 일대에는 재두루미, 큰기러기, 물닭, 흰뺨검둥오리, 쇠기러기 등 새들이 날아와 서식하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다.

 창원 동읍향토사랑회는 3일 지정게시대가 아닌 곳에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창원 동읍향토사랑회는 3일 지정게시대가 아닌 곳에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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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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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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