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한 고등학교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적어도 학생 48명이 숨지고 79명이 다치는 끔찍한 참사가 벌어졌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각) 나이지리아 북동부 포티스쿰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폭탄이 터졌다.
이날 아침 7시께 학생 2천여 명이 조회를 위해 모여있는 가운데 교복 차림으로 위장해 학교에 들어온 테러리스트가 배낭에 있던 폭탄을 터뜨려 테러를 일으켰다.
이 학교의 교사는 "갑자기 땅이 울릴 정도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며 아수라장이 됐다"며 "폭발 현장에는 훼손된 학생들의 신체가 널려져 처참한 광경"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수습에 나선 현지 경찰은 "희생자 대부분이 학생들이며 중상자나 신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시신이 많아 사망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워낙 폭발음이 컸던 탓에 일부 학생과 주민은 난청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번 테러가 누구의 소행인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경찰은 보코하람을 강력한 용의자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나이지리아 동북부 치복시의 여자중학교를 습격해 여학생 276명을 납치하기도 했다.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을 가진 보코하람은 모든 서구식 교육에 반대하며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날 테러가 발생한 곳도 서구식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국립종합과학고등학교다.
보코하람은 지난 2일 이슬람 시아파의 종교 축제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15명이 사망했고, 7일에는 한 은행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10여 명이 사망하는 등 최근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사고 수습을 위해 군인들까지 투입했으나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무능한 군이 보코하람을 격퇴하지 못해 민간인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돌을 던지고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이날 테러로 16세 동생을 잃은 한 피해자 가족은 "보코하람은 이미 정부의 통제를 벗어났다"며 "정부가 보코하람과의 대결에 더 진지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