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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트' 실제 주인공들 "일터 바꾸기 위해선 가만히 있으면 안 돼"
ⓒ 송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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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부당 해고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담아낸 영화 <카트>.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2007년 '이랜드 홈에버 투쟁' 당사자들은 <카트>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오마이TV는 10일 2007년 서울 상암 홈에버 점거 파업에 참여했던 이경옥 전 이랜드일반노조 부위원장과 황옥미 노조원을 당시 투쟁 현장에서 만나봤다.

[황옥미 전 이랜드일반노조 홈에버지부 면목 분회원] "물대포는 정말, 저쪽 앞 쪽에선 정말 심했어요 영화에선 잠깐 나왔지만 우리는 당시 몇 개월, 일상이 늘 그랬으니까요."

시사회에서 동료들과 함께 <카트>를 봤다는 두 사람은 영화 속 '더마트 노조원'들처럼 계산대 바닥에서 잠을 자고 함께 밥을 지어 먹으며 투쟁했던 510일간의 파업을 떠올렸다.

[황옥미 전 이랜드일반노조 홈에버지부 면목 분회원] "영화에 나왔지만 (상암 홈에버) 계산대 밑에 누워 자던거... 거기가 정말 너무 아늑하고 그땐 옆에 같이 동지들이 있어서 그런지..."

[이경옥 전 이랜드일반노조 부위원장] "투쟁이 길어지다 보니까 (상암 홈에버 매장입구 앞에서) 천막을 치고 그 안에서 생활하던 기억이 나고요... 천막에서 잠자고 씻고하는 건 (월드컵경기장역) 지하철 역사 화장실에서 머리 감고..."

"밥 시간 되면 뛰어 들어간 조합원들 많았다"

이들은 반항아 '고딩 아들'(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디오 분) 때문에 괴로워한 영화 속 주인공 선희(염정아)와 달리 많은 주부 노조원들의 가장 큰 걱정은 '남편'들이었다고 말했다.

[이경옥 전 이랜드일반노조 부위원장] "남편들 밥 때문에, 밥을 달라고 해서 (파업 현장에서) 투쟁하다가 밥 시간 되면 (집으로) 뛰어 들어간 조합원도 많았어요."

이들은 파업이 길어지자 회사에 복직한 노조원들도 많았다고 밝힌 뒤, 영화 속 노조원들의 '성님'이자 노조위원장의 '이모님'으로 파업에 끝까지 함께한 '순례(김영애 분)'를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로 꼽았다.

[황옥미 전 이랜드일반노조 홈에버지부 면목 분회원] "(김영애) 그분의 확신에 찬 모습 하며 젊은 조합원들을 다독여가며 함께 가자는 모습들이 정말 우리의 모습들과 다르지 않았다."

이들은 영화 <카트>의 내용 대부분이 현실적이었지만 노조 활동의 성과를 언급하지 않은 결말 부분은 아쉽다고 밝혔다.

[황옥미 전 이랜드일반노조 홈에버지부 면목 분회원] "(영화 결말은) '복귀해서 근무하고 있다' 이렇게 했는데, 성과 부분, '우리가 투쟁해서 이후에 어떻게 노동조합을 잘 이끌고 하고 있다', 이런 게 비쳐줬으면 좀 더 낫지 않을까."

"영화 보고 결코 헛된 활동한 게 아니라는 생각했으면..."

정규직 직원으로서 파업에 나섰던 이들은 2008년 11월 비정규직과 해고자 등 2천여 명을 복직시키는 조건으로 노조 집행부 등 12명의 복직을 포기한 노사합의에 대해 여전히 마음 아파했다.

특히 해고자 중 한 명인 이경옥 당시 노조 부위원장은 영화 <카트>가 해고자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경옥 전 이랜드일반노조 부위원장] "(근무) 현장이 없어졌다고 생각했을 때 되게 섭섭했죠. 그, 하여튼, 거기서 제가, 주인이었잖아요 그랬다가 집을 잃어버린 거죠... 영화 보고 (해고자들) 본인들이 결코 헛된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이들은 '자식들에게 비정규직 자리를 주지 않기 위해' 마트를 점거한 2007년 보다 현재 상황은 더 나빠졌다며, 정규직·비정규직 구분없이 노조를 중심으로 불합리한 노동 현실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옥 전 이랜드일반노조 부위원장] "이 (카트) 영화가 '이래선 안 되겠구나. 그래, 우리가 시키는 일만 해선 안되겠구나. 이 (카트의 주인공) 사람들이 했던 것처럼, 우리도 뭔가를, 내 일터를 바꾸기 위해선 가만히 있으면 안돼' (생각하게끔)... 정규직들이 앞에서, 진짜, 우리 비정규직들을 (정규직) 뒤에, 등에 업고 나와줘야 해요."

한국 상업영화 최초로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 <카트>. 13일 개봉을 앞둔 <카트> 속 비정규직 마트 노동자와 정규직 노동자의 연대에 관람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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