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내리고 아침 햇살이 유난히 아름답던 지난 29일 토요일. 나는 지인들과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갔다.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미국 필립스 컬렉션이 소장하고 있는 서양 미술 걸작을 한국에 최초로 소개하는 전시회인 <앵그르에서 칸딘스키전까지>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피카소를 비롯해 고야, 앵그르, 도미에, 쿠르베, 마네, 드가, 세잔, 반 고흐, 칸딘스키 등 서양 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68인의 거장들이 그린 명화 85점을 선보이는 전시회로 작품 평가액 1조 2천억 원 이라는 엄청난 명작들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전시는 세 가지 섹션으로 나뉘어진다. 19세기 사실주의와 20세기 모더니즘 그리고 추상 표현주의와 현대미술로 구성된다. 19세기 사실주의에는 낭만주의 사실주의 작품인 앵그르, 고야, 쿠르베와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작품인 마네, 드가, 세잔, 반 고흐 등의 작품을 감상 할 수 있으며 20세기 모더니즘에는 보나르,에두아르 뷔야르 등의 앙티미즘과 모더니즘을 조르주 루오와 피카소 라울 뒤파등의 파리파와 입체주의를 느낄 수 있다. 추상 표현주의와 현대 미술에서는 잭슨 플록, 마크 로스코, 필립 거스톤의 작품이 선보이며, 마지막으로 현대 미술의 목소리인 퍼 커크비와, 수잔 로덴버그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필립스 컬렉션은 미국의 기업가인 던킨 필립스가 평생을 모은 작품을 모아 미국 워싱턴 DC에 설립한 미술관으로 미국에서 최초로 근대 회화 전시를 시작한 곳이라고 한다. 그는 "예술에 대한 사랑이 물질적인 사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의 명화들을 수집하고 전시했다.
1918년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수도 워싱턴 DC로 돌아온 필립스는, 최근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형을 기리기 위한 미술관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가족의 성을 딴 '필립스 기념 갤러리'는 "내가 속한 공동체에 이로운 영향을 미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미술이 세상의 사회적 목적의 일부"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전시는 지난 11월 25일 화요일부터 2015년 3월 12일까지 약 4개월 간 열린다. 전시가 시작된 첫 주말이었지만 입장이 시작된 11시부터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천안에서 친구들과 함께 전시를 보러 온 염금자씨는 "작품 하나하나가 따뜻하고 일상 생활의 이야기라 참 행복했다 "며 웃었다. 세상을 떠나 기 전 필립스가 수집한 현대미술 컬렉션은 2000점에 이르렀고, 그가 세상을 떠난지 50여 년이 지난 오늘날, 필립스 컬렉션의 소장 작품은 3000점을 넘어섰다고 한다.
예술이 인간의 고통을 덜어 주지는 못해도 그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듯 세상을 떠난 지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필립스는 우리 사회에 행복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과 필립스의 따사로운 기운을 만나러 <앵그르에서 칸딘스키>전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전시일정 : 2014년 11월25일~2015년 3월12일까지
매월마지막주 월요일 휴관,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 ~9PM까지
관람시간 : 동절기 (11.26~2.28) 11:00AM~07:00 PM
하절기 (3.01~3.12) 11:00AM~08:00 PM
전시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전시문의 1688 -1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