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한 바람개비가 팽글팽글 돌아 산책의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쿵~쿵~쿵 달나라 토끼는 쉬지 않고 방아를 찧어댄다. 쓱싹~쓱싹 톱질하는 목수의 이마에 땀이 난다. 요트장에 세워진 '풍향경' 울림통의 바람소리를 들은 윈드서퍼들이 세일링에 나선다. 모두 풍향경이 만든 풍경들이다.
신종어 '풍향경'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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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향경 쓱싹~쓱싹 톱질하는 목수 풍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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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명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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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로 만든 조형물인 '풍향경'은 바람의 동력을 이용한다. 회전운동을 직선으로 바꾸어 울림통에서 소리를 내는 여러 형태의 조형물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이런 모습은 힐링에 딱이다.
풍향경(風向鑋)은 국어사전에 없는 신종어다. 고민 끝에 바람 풍에 쇠소리 경으로 이름 지었다. 인도네시아 시골마을 지붕 위에서 돌고 있는 바람개비 사진을 우연히 인터넷에서 보고 착안해 만들었다는 김종(회사원, 47)씨는 요즘 바쁘다. 지인들에게 풍향경을 만들어 줬더니 소문이 났다. 한 달을 기다린 사람에게 풍향경을 만들어준 적도 있다. 그는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보고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작품 하나를 만들면 꼬박 하루가 걸린다. 깎고, 톱질하고, 드릴로 구멍 뚫어 조립하는 과정을 거친다. 포탈에서 풍향경을 검색하면 그의 작품이 뜬다. 12월 초 풍향경 창시자 김종씨를 만나 그 궁금증을 들어봤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힐링되었으면...
- 풍향경을 만들게 된 계기는?"우연히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인도네시아 시골 마을 지붕 위에 돌고 있는 바람개비를 봤다. 문득 눈에 띄어 정지시켜 보니 나도 이런 것을 한번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풍향경은 뭐로 만들었나."재료는 순수 대나무와 재활용품이 전부다. 주요 부품인 동력장치는 대나무고, 프로펠러는 생수병, 뒷날개는 세제병이나 우유병으로 만들었다."
- 풍향경의 구성은. "프로펠러, 울림통, 울림대, 방향타, 회전운동을 직선으로 바꾸는 크랭크 등이다."
- 언제부터 만들었나"7개월 전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물고기 풍향경, 달나라 방아 찧는 토끼, 소 끄는 목동, 톱질하는 목수 등이 인기다."
- 반응이 궁금하다."사람들이 엄청 신기해하고 좋아한다. 한 번은 횟집에 물고기 풍향경을 달아줬다. 그랬더니 커피점을 운영하는 분이 날 만나려고 일주일에 3번이나 그 횟집을 찾아왔다고 하더라. 결국 한 달 만에 만나 그 인연으로 그 커피점에 시소 타는 풍향경을 만들어줬다. 특히 만성리 간이 커피숍에 만든 풍향경은 관광객들이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하멜 등대가 있는 해양공원, 오동도 터널, 아파트 산책길 등에도 풍향경을 달았는데 4개나 분실됐다. 더 달려고 했는데 화가 나서 중단했다."
- 향후 하고싶은 일이 있다면."여수를 알리기 위해 오동도, 여수밤바다길, 레일바이크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에 다양한 작품을 달아서 여수관광에 일조하고 싶다. 앞으로 여수를 상징하는 '여니수니'를 만들어 보고 싶다. 풍향경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힐링되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