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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학교에서 30년 넘게 조직신학을 가르쳐온 이문균 교수가 '신학의 눈'으로 고전 중의 고전인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해석한 책을 내놓았다.

지난 달 말 출간된 <레 미제라블, 신학의 눈으로 읽다(도서출판 가이드포스트)>는 한마디로 문학과 신학이 만난 작품이다.

저자는 위대한 작가 빅토르 위고가 <레 미제라블>에 담아 놓은 인생, 세상, 구원, 고통, 사랑, 정의, 아름다움 등 신학적 논리로는 충분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기독교의 핵심 주제들을 신학자의 눈으로 해석, 설명한다.

줄거리를 따라가면서 감동을 받는 일반적 독자들은 <레 미제라블>속에 담긴 핵심 주제들을 놓치기 쉽다. 저자는 이를 신학자의 눈으로 다시 발견, 해석함으로써 위고가 독자들에게 이야기 하고자 했던 '보화'를 다시 보여주고 있는 것.

30여 년간의 교수생활을 마치고 지난 2012년 정년 퇴임한 저자는 톰 후퍼 감독의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을 본 후 원작을 읽게 됐다.

어린 시절 축약판인 '쟝 발쟝'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은 지 55년 만에 '다시 읽기'를 통해 신학적 관점을 가지고 그 안에 담긴 내용을 곱씹으며 때론 등장인물과 때론 작가인 위고와의 대화를 나눴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단순히 읽기로 끝내지 말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생각을 나누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결국 책을 쓰게 됐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우선 기독교에 실망한 사람들, 특히 기독교를 거부하는 청년 대학생들과 생각을 나누기를 원한다. 위고 역시 기독교를 거부했기 때문.

위고는 당시 프랑스의 지배종교였던 불의한 현실에 눈을 감고 있는 당시 교회에 실망했다. 저자 역시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울 때가 많다고 고백하면서 위고는 교회를 떠났지만, 교회를 떠나지 않은 한 사람으로서 교회를 등졌던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매개로 교회를 거부하는 젊은이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다는 게 저자의 바람이다.

또한 저자는 위고가 교회는 거부했지만 신앙은 버리지 않은 것처럼, 현재 기독교에 실망했지만 여전히 하나님을 믿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도 생각을 나누기를 원한다.

위고가 <레 미제라블>에서 보여준 사랑, 고통, 구원, 아름다움, 자유, 정의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에 공감하면서 저자의 신학적인 관점을 더해 인생, 세상, 하나님, 정의, 사랑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고 있는 것.

따라서 이 책은 '문학의 숲에서 찾은 영성의 세계'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것처럼, "쉽게 읽히지만 가볍게 쓰인 책은 아니며 신학적 개념을 다루지만 현학적 강의가 아니다"라고 쓴 김희룡 성문밖교회 목사의 추천사처럼 쉬우면서도 쉽지 않은 책이다.

신간 <레미제라블, 신학의 눈으로 읽다> 표지.
 신간 <레미제라블, 신학의 눈으로 읽다> 표지.
ⓒ 가이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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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한다.

"<레 미제라블>에는 작가 빅토르 위고 거의 평생에 걸친 삶의 경험과 세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담겨 있습니다. 작가의 경험, 지식, 정치적 관점, 민중의 현실에 대한 관심과 이해, 종교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등장인물들의 입과 행동을 통해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천천히 읽으면서 <레 미제라블> 곳곳에 박혀있는 수많은 보석들을 발견하기 바랍니다. 인간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자유에 대해서, 죄와 구원에 대해서 배우고 깨닫는 즐거움이 클 것입니다."

한편, 저자 이문균 교수는 한남대를 졸업한 뒤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조직신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부터 한남대 교수로 임용되어 31년 간 후학양성과 연구활동을 해왔고, 교목실장, 학제신학대학원장, 기독교문화연구원장을 역임했으며 2012년 2월 정년퇴임했다. 신학 저서로는 '영 그리스도론', '포스트모더니즘과 기독교신학', '신앙과 삶 속에서 삼위일체 하나님 알아보기, '설교와 신학-함께 흐르는 깊고 푸른 강' 등이 있고, 에세이집으로 '보람 가득한 삶', '빛을 머금은 이야기' 등이 있다.


레 미제라블, 신학의 눈으로 읽다 - 문학의 숲에서 찾은 영성의 세계

이문균 지음, 가이드포스트(2014)


태그:#레미제라블, #이문균, #한남대, #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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