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바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아무개(45) 경위의 유서 내용을 두고 <채널A>와 <조선일보>가 부딪혔다.
<채널A>는 14일 유서가 공개되기 전에 낸 기사에서 "유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했다"라며 "최 경위가 <조선일보>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조선일보>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내용을 적었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조선일보>는 공식입장문을 내, 명예훼손까지 거론하면서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채널A>의 보도에 대해 "본지가 파악한 유서의 내용이나 맥락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라면서 "최 경위 유서의 전체를 파악하지 않은 채 유서에도 없는 단어와 내용을 짜깁기해 보도하는 것은 고인의 유서를 왜곡해 혼란을 초래하는 동시에 <조선일보>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서 전체가 공개되기 이전에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거두절미한 채 왜곡 보도해 본지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없기 바란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채널A>는 이 같은 입장 발표 이후 해당 보도를 삭제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늦게 공개된 최 경위의 유서에는 '<조선일보>가 자신을 문건유출 주범으로 몰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날 오후 최 경위의 형이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최 경위는 "<조선일보> ㅇㅇㅇ은 제가 좋아했던 기자인데 <조선(일보)>에서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고 가 너무 힘들게 됐다"라고 밝혔다. 다분히 <조선일보>에 대한 원망이 섞인 표현이었다.
최 경위는 언론계를 향해서도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훌륭하신 분들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생활하시죠"라며 "저널리즘! 이것이 언론인들의 존재하는 이유다, 부디 잃어버린 저널리즘을 찾아주시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또 "나는 새로운 삶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짓눌러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