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의 개봉이 취소됐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영화를 제작한 소니픽처스는 18일(한국시각) 성명을 통해 "대다수 극장들이 영화를 상영하지 않기로 해 오는 오는 25일 예정됐던 극장 개봉을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소니, 김정은 암살 소재 영화 '인터뷰' 개봉 취소
전날 미국 대형 극장 체인 리걸 엔터테인먼트 그룹,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등은 지난달 소니를 해킹한 단체가 영화를 상영하면 테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자 상영을 포기하거나 연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소니는 "관객과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극장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영화 상영을 방해하려는 그들의 파렴치한 노력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테러 위협을 비판했다.
'인터뷰'는 김정은 위원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북한으로 가는 미국 토크쇼 사회자와 연출자가 중앙정보국(CIA)의 김정은 암살 지령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코믹하고 풍자적으로 그린 영화다.
영화 제작이 발표되자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고, 예고편이 공개되자 최고 지도자에 대한 모욕을 참을 수 없다며 유엔과 미국 정부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영화 개봉이 임박하자 소니 전산망이 해킹 공격을 당해 할리우드 유력 인사와 전·현직 임원 등 4만 7천여 명의 신상 정보와 미개봉 영화 리스트 등 기밀이 유출되면서 국제적 논란이 일었다.
소니를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자칭 'GOP'(평화의 수호자)라는 단체는 "세계가 공포에 떨 것이다"며 "2001년 9월 11일을 기억하라"며 극장들에 테러 위협을 가했다. 미국은 북한을 배후 세력으로 지목했지만, 북한은 '의로운 지지자'라며 부인하고 있다.
더구나 호주 시드니 도심 인질극, 파키스탄 탈레반의 어린이 학살 등 최근 국제사회가 테러 공포에 떨면서 극장들은 결국 고민 끝에 상영을 취소했고, 소니도 최대 600억 원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