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와 시장·군수들이 내년도 학교 무상급식 지원예산을 삭감한 가운데,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자치단체의 예산확보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내년 4월부터 급식비를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의회와 시·군의회가 새해 예산안을 통과해 확정한 가운데, 22일 오후 박 교육감은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금까지 학교 무상급식 식품비는 경남도청, 경남도교육청, 시·군청이 분담해 왔는데, 내년부터는 파행이 불가피 하게 되었다.
박종훈 교육감은 "현재 수준의 무상급식을 위해서는 식품비 예산만 1286억 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경남교육청 재원으로 편성된 예산은 482억 원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경남도의 무상급식비 전입금 257억 원이 삭감되고 시·군에서는 시·군 부담 386억 원을 무상급식비로 편성하지 않아 그 금액만큼 집행이 어렵게 됐다"며 "자치단체의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내년 4월부터 급식비를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경남도의회의 새해 예산 심의통과에 대해 박 교육감은 "넉넉지 않은 재정형편에서 꼭 이루고 싶은 사업들을 줄이거나 없애야 하는 안타까움이 매우 컸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1월 11일 도민들과 교육가족들에게 2015년도 경상남도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아쉬운 심정을 피력했다"면서 "지금 무상급식 예산이 시·군 의회를 통과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한 달 전보다 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무상급식 식품지원비를 삭감하면서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 예산' 등을 편성했다. 이와 관련해 박 교육감은 "경남도는 급식비 지원중단과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 전환 등 일련의 추진과정에서 학교급식지원조례에서 정하고 있는 학교급식지원심의위원회의 심의 절차조차도 무시한 채 일방 통행식 밀어붙이기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이어 "예산심사 과정에서 당초 경상남도가 의회에 제출했던 예비비 257억 원을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으로 돌림으로써 급식비 지원 여지를 송두리째 없애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박 교육감은 "도청의 무상급식 예산이 편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청으로부터 전입되는 교육청 무상급식 세입예산 257억 원이 삭감됐지만 안타깝게도 경상남도 의회도 경상남도의 이러한 무리한 결정을 바로잡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경상남도의 급식비 세입 예산 257억 원을 감액하면 세출 예산에서도 급식비를 삭감해야 하는데, 도의회는 무상급식비 대신 다른 사업 예산을 삭감했다"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경남도는 급식비 전환의 여지가 남아 있었던 시·군 예비비까지 포함한 643억 원을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으로 편성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이는 지방자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시장·군수와 시·군 의회의 예산편성에 관한 고유 권한까지 침해하는 행위"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 교육감은 "기존에 교육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과 유사한 내용이 많고 시설사업비, 운동부 기숙사 설치, 예체능 영재교육 운영, 독서실 이용료 등이 서민자녀 교육 지원 사업의 취지에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다. 이는 또 다른 포퓰리즘이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학교급식을 위해서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무상급식 재원 확보를 위해 자치단체를 설득하는 한편 학교급식법 개정을 위한 연대활동도 병행해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