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에서 2017학년도 개교 예정인 김해 장유지역 '율하제2고등학교'(가칭) 건설비를 삭감한 것에 대해, 1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교육개혁을위한김해연대'(아래 김해교육연대)는 "학생 수업권 침해"라 지적했다.
경남도의회는 지난 9일 '제322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어 '경남도교육청 2015학년도 세입·세출 예산안'을 통과시켜 확정했다. 그런데 경남도의회를 통과한 예산안에는 교육청이 제출했던 '율하제2고등학교 건설비' 29억 원이 삭감된 것이다.
율하제2고는 올해 열렸던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통과되어 학교 신설 심의를 마쳤고, 2017학년도에 개교 예정이었다. 경남도의회에서 '율하제2고' 건설비가 삭감되면서 당초 개교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경남도의회가 율하제2고 건설 예산을 삭감한 것은 '무상급식 예산' 확보와 관련이 있다. 지금까지는 지역 학교 무상급식 식품비는 경남도청과 교육청, 시군청이 분담해 왔는데, 경남도와 시군청이 내년 예산에 지원금을 편성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경남도의회는 무상급식 예산 확보를 위해 교육청이 제출한 예산안 가운데, '교실수업 개선 지원'과 '학교 신·증설', '교직원단체 관리' 등 17개 항목의 세출예산을 전액 또는 일부 삭감해버린 것이다. 삭감 예산안에는 율하제2고 신설 항목도 들어 있었다.
"학생들의 수업권 정상화하도록 해야"김해교육연대는 김해 출신 7명의 경남도의원에 대해 '율하제2고 건설비 삭감'과 관련해 질의했고, 답변을 받아 29일 공개했다. 김해 출신 4명의 의원만 답변서를 보내고, 3명은 답변하지 않았다.
답변한 의원들은 "설계용역비 9억 4060만 원은 2015년도 세출예산에 반영되어 승인되었고, 이번에 삭감된 건축비 29억 5239만 원과 토지매입비 등이 1차 추경예산에 편성되어 도의회로 제출될 경우(5월 경) 면밀히 검토하여 2017년도 정상 개교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답변에 대해, 김해교육연대는 "정치인과 어른들의 논리싸움은 일단 차치하더라도 과밀한 교실환경에서 교육을 감내해야 하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교육청이 이른 시일 안에 제1차 추경예산을 편성하고 도의회는 신설예정학교들을 신축하는 데 필요한 건축비 등의 세출예산안을 승인하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청은 물론 도의회 예결산특위와 교육상임위원회 등과 협력하여 율하제2고가 2017년에 정상적으로 개교하여 지역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만약 이런 시급한 지방교육자치와 의정이 또다시 혼탁하게 이어진다면 율하제2고를 비롯한 신설예정학교들의 2017년 개교는 큰 지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교육을 방기한 '나쁜 정치'의 사례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