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31일, 올해 임금 인상과 단체협약 협상에 잠정합의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71차 교섭에서 기본급 3만7천원(2.0%) 인상, 격려금 150%(주식 지급) + 200만원 지급, 직무환경수당 1만원 인상, 상품권(20만원) 지급, 상여금 700%를 통상임금에 포함, 오는 2월 23일 특별휴무 실시 등에 합의했다.
또한 초봉과 임금격차 개선을 위한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1분기 안에 합의하기로 했고, 2015년 1월부터 정년을 60세로 확정하고 임금 삭감폭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월 7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며 과반 찬성이면 올해 임단협은 최종 타결된다.
앞서 현중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노사간 입장차가 커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노조가 1994년 파업을 한 이후 20년 만인 지난 11월 27일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어 12월 들어서도 4일 4시간, 17일 7시간에 이어 30일에도 4시간 등 모두 네 차례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
현대중공업노조는 지난 1987년 노동자대투쟁 때 선봉에 서면서 한때 현대자동차 노조와 함께 우리나라 민주노조의 선두주자로 불렸지만 1995년부터 실리주의로 돌아서 무파업을 진행했다. 2004년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박일수 열사 사망 때는 "반 노동자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총으로부터 제명됐다.
현중 노조는 이후 지난 수 년간 노사협력주의를 이어가며 '우리나라 노동계 판도를 바꿔 놓았다'는 평을 들었고, 이명박 정부 때는 '가장 모범적인 노조'로 칭송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소위 민주계열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부분파업을 이어가는 등으로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주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지난 10월 30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은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총체적 위기상황을 감안해 '고통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 운동'을 벌일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 걸림돌로 현대중공업노조를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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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대중공업을 기반으로 둔 울산 동구는 그동안 매년 현대중공업에서 나온 성과금이 지역에 풀리면서 호황을 누려왔으나 올해는 부분파업 등으로 지역경제가 어려움을 겪어 왔다. 따라서 이날 임단협 잠정 합의로 지역경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