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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로시티에 있는 달팽이 학교
슬로시티에 있는 달팽이 학교 ⓒ 전세레나

충남 예산군 대흥 슬로시티 달팽이 미술관에서 1월 30까지 열리고 있는 버려진 것들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재활용 천을 이용한 손바느질 작품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대흥 슬로시티는 느리게 살기 운동으로 자연과 전통문화를 보호하면서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따뜻한 사회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원래 슬로시티는 이탈리아의 몇몇 시장들이 모여 위협받는 미래를 염려하여 슬로시티 운동을 출범했다고 합니다.

            손바느질 작품 전시회를 구경온 가족
손바느질 작품 전시회를 구경온 가족 ⓒ 전세레나

달팽이 미술관은 예산 대흥 사람들의 생활과 예술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랍니다. 이곳에는 천천히 느리게 사는 대흥마을 사람들의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장롱속에 있던 양복으로 만든 테이블보
장롱속에 있던 양복으로 만든 테이블보 ⓒ 전세레나

유행 지난 모직 정장들로 만든 테이블보 방석들입니다. 배가 나와 여며지지 않는 남편의 신사복 정장, 30여년 전 최신 패션을 자랑하던 어깨 뽕 우람하고 바지통 항아리만한 내 정장, 그러나 버리기는 아까워 장롱 속에 넣어둔 채 20년, 그런 것들을 모아 한땀 한땀 다시 꿰매니 멋진 작품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안입는 청바지로 만든 가방
안입는 청바지로 만든 가방 ⓒ 전세레나

위 작품은 버림받은 청바지의 변신입니다. 작아서든 유행이 지났든 낡았든 오래 전부터 입지 않아 장롱 어느 구석엔가 처박혀 있던 청바지들을 하나씩 찾아내어 들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둘러 앉아 해체하여 서로 주고받으니 청바지는 청바지로되 조금씩 다른 색깔, 질감 등이 어우러져 새로운 조화를 이루고 만드는 이의 개성이 드러난 특별한 작품들이 탄생했습니다.

              자투리 천조각으로 만든 매트와 가방
자투리 천조각으로 만든 매트와 가방 ⓒ 전세레나

작은 천조각 하나도 버릴 것이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나온 자투리 천을 이어 붙이니 멋스러운 매트가 되고 과일 바구니가 됩니다.

한복 집에서 옷 짓고 남은 천들, 색깔이 곱고 고급천이라 조각조각 모아 붙이면 무엇을 만들어도 고품격의 작품이 탄생합니다. 옷감 파는 상점에서 버려지는 샘플천이나 이제 품절되어 쓸모없어진 천 쪼가리들이 모여 다시 태어나 멋진 작품으로 되살아났습니다.

알록달록 색감이 매우 아름다운 천으로 만든 물고기들이 생동감이 넘칩니다. 아이들 방에 달아 놓으면 방 분위기도 환해지고 아이들의 정서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천조각으로 만든 성탄트리입니다
천조각으로 만든 성탄트리입니다 ⓒ 전세레나

천 조각으로 만든 크리스마스트리도 붉을 밝히니 고급스럽고 우아한 멋진 트리가 됩니다.
모아두었던 천 조각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 넣으니 멋진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손바느질 작풍르 만든 분께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손편지와 사진이 반짇고리와 함께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어머니께서 손바느질하실 때 사용하던 실과 단추가 담긴 반짇고리도 보입니다.
따뜻한 아랫목에서 엄마들이 만든 아가들을 위한 겨울용 손뜨개질 옷들도 있습니다. 버려진 천조각들로 만든 작품들을 보면 슬로시티 마을 사람들의 소박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엿보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달팽이 학교#손바느질 작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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