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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자료사진).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자료사진).
ⓒ 현대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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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6일 오후 6시 19분]

말 그대로 '통큰' 투자 발표였다. 국내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이 6일 발표한 투자 계획이다. 투자금액만 따지면 약 81조 원에 달한다. 역대 최대규모다. 그것도 올해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이다. 1년에 평균 20조2000억 원씩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적지 않은 돈이다. 국내외 공장 뿐 아니라 연구개발에도 막대한 투자가 이뤄진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만만치 않다. 외국인들은 최근 한 달 동안 현대차 주식을 줄곧 내다 팔았다. 이들이 시장에 내다 판 주식금액만 3400여억 원에 달한다. 그동안 현대차 주식은 추락했다. 81조 원에 달하는 대형 투자를 발표한 이날 역시 현대차 주가는 힘을 못 썼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현대차가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더 큰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차, 국내에만 61조2000억 원 투입

우선 이날 현대차 그룹이 공개한 투자 금액은 80조7000억 원이다. 서울 강남 신사옥 건립을 비롯해 공장을 새로 짓거나 늘리는 데 49조1000억 원이 들어간다. 그리고 나머지 31조6000억 원은 연구·개발 등에 투자된다. 물론 국내뿐 아니라 해외도 투자 대상이다.

대신 국내에 투입되는 금액은 61조2000억 원이다. 전체 투자금액의 76%에 달한다. 현대차 쪽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라고 밝혔다. 특히 울산·화성·서산 등 현대기아차의 국내 핵심 생산시설 등에 투자가 집중된다. 최근 정몽구 회장이 언급한 105층짜리 강남 신사옥 건설에 11조 원이 투입된다.

친환경, 스마트 자동차 등 미래차 관련 핵심 기술뿐 아니라 파워트레인 등 핵심부품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크게 늘어난다. 2018년까지 11조3000억 원을 들여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전용 모델 등 다양한 친환경차 개발에 나선다.

연태경 현대차 이사는 "앞으로 4년 동안 친환경 스마트 자동차 개발 등 연구인력 채용만 7345명에 달한다"라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현대차 그룹의 생산과 품질·기술력 등에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선도할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주주, 한달새 3400여억원 주식 매도...왜?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땅인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 축구장 12개를 합친 면적(7만9천342㎡)의 한전부지 입찰은 감정가는 3조3346억 원이다.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땅인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 축구장 12개를 합친 면적(7만9천342㎡)의 한전부지 입찰은 감정가는 3조3346억 원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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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이 같은 투자 발표에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미 외국인 주주들은 지난 한 달 동안 현대차 주식을 3384억 원 어치나 내다 팔았다. 6일에도 현대차 주가는 속절없이 내려가 16만4500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외국인 지분율도 44%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5월 43.5% 수준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다.

외국인들이 현대차 주식을 내다 팔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강남 한전부지 낙찰 소식 이후부터다. 10조 원이 넘는 입찰 가격에 '주주들의 이익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현대차는 지난 달 뒤늦게 자사주 매입, 배당확대 등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주가도 한때 19만 원에 이를 정도로 반등했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주가하락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면서 "그룹에 내재한 근본적 지배구조 위험에 대해 스스로 해결할 의지가 없다면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특히 경제개혁연대는 한전부지 고가매입 결정과정에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이사회에 모두 출석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이사회가 총수일가 구하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태그:#현대차그룹, #정몽구,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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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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