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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동아일보 기자 캡쳐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 캡쳐
ⓒ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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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신은미씨에 대한 보수 언론의 종북 몰이를 '마녀사냥'이라고 소신 비판한 탈북자 출신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가 영화 <디 인터뷰(The Interview)>를 '저질 영화'라고 비판했다.

<디 인터뷰>는 김정은 제1비서의 암살을 가정한 코미디 영화다. 이 영화 상영 소식이 알려지자 북한은 외교부 성명을 통해 "우리의 주권과 최고지도자의 존엄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조롱"이라고 비난했다.

주성하 기자는 <동아일보> 6일자 기사(영화 '인터뷰', 북에 보내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통해 "북한 지도부와 주민의 입장에 서서 영화를 보려 했지만 몇 분 뒤 부질없는 짓임을 깨달았다"며 "그럴 가치가 없는 저질 영화로 한국에서 상영해도 성공하지 못할 영화였다"라고 평가했다.

주 기자는 "영화에 제작비와 홍보비로 약 868억 원이 투자됐다는데 돈이 아까웠다"며 영화를 본 후 "'이 영화를 북에 보낸다는 사람들은 초보적인 판단 능력이 있는 사람들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최근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디 인터뷰>를 담은 DVD와 USB를 풍선에 담아 북한에 날려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기자는 "(김정은이 부화방탕하다와 같은)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겠지만 이 영화는 불행하게도 역효과만 만들 영화"라며 "김정은을 증오하라고 보냈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에 대한 동정이나 미국에 대한 증오같은 것만 키워 줄 영화"라고 꼬집었다.

주 기자는 북한 당국이 <디 인터뷰> 영화 상영에 대한 비판 의견을 낸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나라든 자기 지도자가 해외 저질 코미디물의 조롱대상이 되면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며 "더구나 북한의 김정은은 절대 조롱받아선 안 될 '신'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주 기자는 "외부 사회에 사는 사람들이야 김정인이 농구를 좋아하고 기쁨조를 끼고 놀고 하는 정도의 상식이 있지만 대다수 북한 사람들은 그걸 모른다"라며 자신이 잘 아는 것에 대한 묘사를 통해 진실성을 판단하는 북한 주민들이 <디 인터뷰>를 "터무니 없는 거짓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기자는 "영화 전체에서 제작자들의 북한에 대한 무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사에서 ▲ '향도자'를 '향도지'로 잘못 쓴 구호 ▲ 평양 거리에서 베트남 저고리처럼 보이는 의상을 입은 어린이 등을 지적하며 "영화 제작자들이 북한이나 김정은 관련 책은 읽어보고 제작했는지 의문"이라고 썼다.

주 기자는 "오히려 이 영화는 북한 주민의 반미 감정을 자극해 분노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영화에서) 대다수의 북한인은 멍청하게 묘사되고 희화화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일본 어느 영화 제작사가 한국 대통령을 저 정도로 조롱하고 살해되게 만들면 어떨까"라며 "대통령을 증오하는 한국인조차 반일 감정이 폭발하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주 기자는 "김정은이 오히려 북한에서 (더 인터뷰를) 상영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북한 쪽에서 이 영화만큼 훌륭한 반미 교재가 또 있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을 변화 시키기 위해선 오직 진실만이 필요하다, 이런 유치한 조롱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면서 "마치 투사라도 된 듯이 이 영화를 북에 보내겠다는 사람들을 보면서 북한을 위해선 그들이 먼저 조용히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주 기자는 "이렇게 쓰면 또 김정은의 지시를 받았냐고 종북으로 몰아갈지 모르겠다"며 일전 신은미씨에 대한 '소신 발언'에서 나온 보수 세력의 종북 주장을 비판했다. 당시 일간베스트 저장소에는 주 기자가 "이중 간첩이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다.

주 기자는 "DVD를 들여보낼 돈과 방법이 있다면 이한영 수기 <김정일 로열 패밀리>나 후지모토 겐지의 <​김정일 요리사>와 같은 책을 CD에 담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며 "그게 북한 주민의 계몽에는 인터뷰와 같은 저질 영화보다 백배는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그:#주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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