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역사교과서 좌편향에 대한 학부모 교육' 등을 '수상 공적'으로 내세운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아래 공학련) 상임대표에게 교육부장관 표창을 추진 중인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게다가 해당 행사는 학부모 교육이 아니라 역사교과서 반대집회였던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관련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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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실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태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교육부장관 표창 추천자 공적조서를 기자가 입수해 7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이 문서를 보면 이 대표의 '공적'에는 지난해 12월 19일 교육부가 수상 이유로 내세운 '학부모 인성교육 프로그램 운영' 말고도 이른바 좌편향 역사교과서 반대활동도 포함되어 있었다.
A4 용지 2장 분량의 공적조서에는 '공적 내용'란에 "2014.02 역사교과서 좌편향에 대한 학부모 교육(프레스센터)"이라고 적혀 있다. 이 공적조서 문서에는 '조사자'로 이희범 공학련 사무총장의 이름과 사인이 기재돼 있다.
역사교과서 반대집회 연설이 '학부모 교육'?그런데 이 공적서의 '(이 대표가) 2014년 2월에 학부모 교육을 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조서와 관련 공학련 핵심 관계자는 "학부모 교육을 했다는 것은 지난해 2월 6일 '역사교과서대책 범국민운동본부' 출범대회에 이 대표가 참석해 연설한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는 반대집회에서 연설한 것이었는데, 공적조서에 '학부모 교육을 했다'고 표현한 것이다. 기자가 당일 이경자씨가 참석해 연설한 게 맞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그날도 학부모들 상대로 역사 교과서에 대해 발언을 한 것이고 그 이후에도 대표가 여러 차례 강연을 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공학련이 만들어 기자들에게 돌린 출범대회 예고 보도자료를 보면 이날 이 대표는 3분 동안 연설하기로 되어 있었다. 주제는 '이념전쟁이 아니라 이권전쟁이다'였다.
공학련과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애국단체총연합회 등의 우익단체들이 주최한 당시 출범대회는 500여 명이 참석, 교학사의 고교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대신 나머지 교과서를 좌편향 교과서로 몰아붙였다.
이날 주최 쪽은 출범대회 취지문에서 "고교 <한국사> 검정에 통과한 8종 가운데 교학사 교과서만이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나머지 7종 교과서는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은 폄하하면서 북한정권을 감싸고 있다"고 색깔론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한 나라의 교육수장인 교육부장관이 특정 정치색을 지닌 우익단체의 대표가 역사교과서 반대운동을 한 것 등의 공적조서를 보고 표창을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표창 대상자인 이 대표에게도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교육부 "문서 관련, 지금 말 못한다"교육부는 해당 공적조서를 바탕으로 지난달 19일부터 홈페이지에 '학부모 정책 유공 표창 대상자'로 이 대표 등 22명의 이름을 올려놨다. 이 대표의 공적은 "찾아가는 학부모 인성교육 실시"였다.
교육부 학부모지원팀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한 수상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위한 회의를 곧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부서 또 다른 중견관리는 '좌편향 역사교과서 반대집회 연설도 학부모 교육 공적이냐'는 물음에 "국회에 보낸 공적조서 문서가 왜 취재대상이 되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지금으로선 그 문서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