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2013년 3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했지만 일부 하청업체에서는 여전히 주야 맞교대 근무를 하고 있어 해당 현장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12년 임단협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키로 합의, 지난 1967년 현대차 공장이 들어선 이후 46년 만에 이 제도를 시행했다.
하지만 현대차 울산공장 엔진·변속기·소재 사업부 내 하청업체인 연아기업은 여전히 주야 맞교대로 근무해 왔다. 그러다 해당 노동자들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잔업거부와 특근거부, 중식시간에 작업을 하지 않는 준법투쟁 등을 진행하며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 울산지회(아래 비정규직노조)는 "일부의 야간 작업은 자칫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 있고, 주간연속 2교대제가 노동자 건강권을 위해 도입된 만큼 차별이 없어야 한다"며 밤샘근무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건강권 위한 주간연속 2교대제, 원·하청 차별 없어야"국내 최대 완성차 생산공장인 현대차 울산공장은 지난 45년간 주간조가 잔업을 포함해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야간조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주야맞교대를 해왔다.
하지만 장시간 근로와 밤샘근무에 따른 건강문제가 제기돼 노사 합의로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일주일간은 오전 6시 40분에 출근해 오후 3시 20분까지 8시간 근무하고, 다음 주는 오후 3시 2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 10분까지 9시간 일하는 한편 휴일 특근도 개선됐다.
하지만 같은 생산공장에 있는 하청업체인 연아기업은 여전히 밤샘근무를 강행하면서 당사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업체는 전체 50여 명의 인원이 주야맞교대로 현대차 생산공장의 설비보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제도 속출하고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를 하는 다른 작업자들이 모두 퇴근한 새벽시간에도 일을 하면서 위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진환 비정규직노조 수석부지회장은 "보전 업무 특성상 위험한 작업도 많다"며 "하지만 아무도 없는 공장에서 작업을 하다 사고가 난다면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주간연속 2교대 작업자와 시간이 달라 식사시간조차 맞지 않는 애로가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를 하는 다른 작업자들이 식사를 마치고 작업에 들어가면 연아기업 노동자들은 그제서야 식사를 하는 식이다. 이진환 수석부지회장은 "만일 장비에 문제가 발생하면 식사를 중단하고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며 "이들은 식사조차 맘편히 못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이들에게는 불법파견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주간연속 2교대 쟁취"라며 "이 제도가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해 시행된 만큼 누구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도처에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어 하루빨리 주간연속 2교대가 시행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아기업 "업무특성상 주야 맞교대 필요... 교섭중에 있다"현대차 울산공장 엔진·변속기·소재 사업부 내 비정규직노조 현장 대표인 박순보 사업부 대표는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의 사내하청 정규직 인정 판결에 따라 연아기업 노동자들도 조만간 정규직 인정 소송을 진행하게 된다"며 "법원이 현대차가 사용자임을 인정한 사람들인데, 여전히 주야 맞교대를 하면서 고통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 울산공장에는 연아기업 내 다른 사업부의 한 하청업체가 여전히 맞교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주간연속 2교대제의 취지에 맞게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아기업 측은 "우리는 집진기, 크레인 등 장비를 관리하면서 생산라인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라인이 돌 때 점검하고 라인이 멈출 때 수리하는 업무특성이 있다. 이 특성상 주야 맞교대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이 문제로 교섭중이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회사 측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파악을 해봐야 한다"며 "파악 후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