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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은 굴뚝데이 배우 김의성씨 제안으로 오는 11일 누리꾼들은 전국의 역전에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를 응원하는 1인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11일은 굴뚝데이배우 김의성씨 제안으로 오는 11일 누리꾼들은 전국의 역전에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를 응원하는 1인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 트위터 갈무리

"제 생애 첫 차는 두 분이 만든 티볼리예요^^" - @jus**********
"새 차 안 사고 기다릴게요^^" -‏ @mer****

오는 13일 쌍용자동차의 신차 '티볼리' 출시를 앞두고 SNS에서 구매 의사를 밝히는 누리꾼이 늘어나고 있다. 단, "쌍용차 해고노동자가 만드는 티볼리여야 한다"는 조건이다.

누리꾼들은 이를 위한 행동에도 직접 나선다. 출시 일이 코앞인 오는 11일, 이들은 '역전의 용자'로 나서기로 했다. 가까운 지하철역과 기차역에서 "김정욱과 이창근이 만드는 티볼리를 타고 싶어요"라고 쓴 손팻말을 든다. 역전의 용자들은 이날을 '굴뚝데이'로 지정했다.

오는 11일은 '굴뚝데이'... 전국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 응원 1인 시위

굴뚝데이 첫 제안자 배우 김의성 오는 11일 굴뚝데이 행사는 배우 김의성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굴뚝데이 첫 제안자 배우 김의성오는 11일 굴뚝데이 행사는 배우 김의성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 김의성씨 트위터

'굴뚝데이 프로젝트는' 배우 김의성씨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세 번째 이벤트다. 그는 지난해 12월 두 쌍용차 해고 노동자가 굴뚝 위로 올라가자 그들이 내려올 때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고 밝혔고,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새해 첫날에는 화목 난로에 의지해 굴뚝을 지키는 농성장에 장작을 보내자고 제안해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지난 2일, 김씨는 또 하나의 이벤트를 구상해냈다.

"우리 재밌는 일 한번 해봅시다. 제목은 역전의 용자들. 1월 11일 일요일 12시! 집에서 가까운 기차역이나 전철역 앞에서 작은 손팻말을 들어주실 용자들을 모집합니다."

누리꾼들은 그에게 다시 한 번 호응했다. 가까운 역을 먼저 '찜'하기 시작했다. 오는 11일 역전의 용자들은 서울 경복궁역·영등포역·당산역·상일동역·신도림역·신촌역·합정역·광화문역·강변역·녹사평역·중앙역·등촌역·서울대입구역, 경기 부천역·야탑역·대화역·병점역·평택역·구리역, 인천 동춘역·부평역·백운역·동암역, 창원 중앙역, 대구 범어역·중앙로역, 광주역 등에서 손팻말을 들 예정이다. 부끄럽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방에서 손팻말을 드는 '안방의 용자'도 있다.

역전의 용자 배우 김의성씨의 제안에 화답하는 누리꾼들. 이들은 오는 11일 가까운 지하철역이나 기차역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응원하는 1인 시위에 나선다.
역전의 용자배우 김의성씨의 제안에 화답하는 누리꾼들. 이들은 오는 11일 가까운 지하철역이나 기차역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응원하는 1인 시위에 나선다. ⓒ 트위터 갈무리

그의 제안은 곧 누리꾼의 놀이로 진화했다. 굴뚝데이를 위한 재능기부가 이어졌다. 손글씨로 팻말을 제작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타인이 해독할 수 없는 글씨를 쓰는 악필들을 위해 누군가 디자인한 '고퀄' 피켓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쌍용자동차 최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신차 출시 발표회를 앞두고 한국에 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손팻말의 문구를 힌디어와 영어로 번역한 누리꾼도 있었다.

동시에 쌍용자동차의 공식 트위터로 역전의 용자들의 압박이 이어졌다. "매력적인 스타일과 엔진의 정숙성", "합리적인 가격" 등 신차 티볼리를 홍보하는 트윗글에는 역전의 용자이자 소비자인 누리꾼의 항의 글이 예외 없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차를 바꿔야 할 시점, 어제 경쟁사의 동급 모델을 보고 왔습니다, 제발 해고노동자 복직 좀 시켜주세요"(@kh7***), "굴뚝 위 두 사람이 복직되지 않는다면 티볼리 구매 생각을 접겠습니다, 사람을 생각하는 안전한 차를 타고 싶습니다"( ‏@fre******), "티볼리 구매운동이 불매운동으로 바뀌지 않게 해주세요"(@lun*******)라고 남겼다.

"연기자에겐 백해무익한 일이지만 그냥 하고 싶다"

"쌍용차 해고자들을 회사로 돌려보내주세요" 손 팻말 든 배우 김의성  지난 15일 낮 12시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을 응원하는 1인 시위 중인 배우 김의성(50)씨. 그가 든 팻말에는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을 응원합니다. 회계조작 부당해고 이후 26명이 숨졌습니다. 5년 동안 싸워 온 두 남자는 이 칼바람에 70미터 높은 굴뚝 위로 올라갔습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을 회사로 돌려보내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쌍용차 해고자들을 회사로 돌려보내주세요" 손 팻말 든 배우 김의성 지난 15일 낮 12시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을 응원하는 1인 시위 중인 배우 김의성(50)씨. 그가 든 팻말에는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을 응원합니다. 회계조작 부당해고 이후 26명이 숨졌습니다. 5년 동안 싸워 온 두 남자는 이 칼바람에 70미터 높은 굴뚝 위로 올라갔습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을 회사로 돌려보내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 유성애

트위터가 '굴뚝데이'를 앞두고 크게 들썩이자 김씨는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에 12개의 조각글을 남겨 마음을 표현했다.

"연기로 밥벌이 하는 사람이 이런 쪽으로 이름 나봐야 진짜 백해무익이야. 비난하는 사람들 되게 많고, 칭찬하는 사람들도 내가 밥벌어 먹는 데 하등 도움이 안 돼. (중략) 그래도 그냥 하는 거야. 두 사람 내려 올 때까지 그냥 할 거야. 그게 맘 편하고 즐거워."

지난 2010~2011년에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크레인에서 309일 동안 홀로 고공농성을 했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부 지도위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지지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당시) 너무 힘들어서 다 내려놓고 싶을 때마다 광화문과 필리핀 수빅 조선소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분들을 생각했다"라며 "1월 11일, 어디서든 쌍용차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1인시위에 함께해달라"고 전했다.

굴뚝 위의 노동자도 역전의 용자들을 지켜봤다. 이들이 올리는 글을 리트윗 하며 응원한 이창근씨는 지난 8일 다음과 같이 썼다. 굴뚝에 오른 지 27일째 되던 날이었다.

"굴뚝에선 트위터가 따끈한 아메리카노 한잔이며, 절절 끓는 사랑방 아랫목이다. 곱은 손 이불 속에 넣고 시린 무릎 담요 덮어 비비는 아늑함이다. 따끈한 온기다. 군불 넣고 이불 내준 트위터리안에게 무한 감사를."


#쌍용차#티볼리#김의성#이창근#고공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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