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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경환경제부총리 경제정책비판 대학생기자회견에서 참가 학생들이 '최경환경제정책성적표'에 F학점을 부과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경환경제부총리 경제정책비판 대학생기자회견에서 참가 학생들이 '최경환경제정책성적표'에 F학점을 부과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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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최경환경제부총리 경제정책비판 대학생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최경환경제부총리 경제정책비판 대학생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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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님, 신년사에서 '개혁이 밥 먹여준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니 저희 대학생들이 해야 할 걱정이 작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쓰리고(3번 학사경고)'는 막으셔야죠. 2015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F학점이 나왔네요. 저도 F학점 드립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홍윤정 숙명여대 일본학과 4학년)

9일 오전 경희대·고려대·이화여대 등 서울시내 대학생 15명이 모여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엉터리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말 대학가에 최 부총리의 정책에 우려를 표하는 대자보를 붙인 학생들이다(관련기사: 최경환 부총리 경제정책 비판 대자보 대학가 확산). 

이 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경제정책 '성적표'를 만들어 부문별로 점수를 매겼다. '이름: 최경환, 전공: 경제부총리'가 적힌 성적표에 학생들이 매긴 점수는 박했다. 이들은 현 정부의 경제수장인 최 부총리에게 노동·교육 부문 F학점을, 금융·공공 부문 F학점을 줬다. 대학가 은어로 '쌍권총(F 학점 두 번)을 찬' 셈이다. 

이들은 최 부총리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구조개혁'을 화두로 내건 것을 보고 기자회견을 계획했다. 앞서 최 부총리 'F학점 대자보'를 붙인 최휘엽(경희대 정치외교 4학년)씨는 전날인 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신년사를 보며 최 부총리가 대학생들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고 느꼈다, 더 많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학생들은 '소통 없는 최경환노믹스', '정부와 국민들은 동상이몽' 등 손으로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섰다. 최 부총리 얼굴을 그려놓은 뒤, 말풍선에 "대출기준 완화와 부동산 시장 살려 내수활성화? 가계부채 늘고 집값 올라도 부자들만 이익, 아이고 의미 없다~"라고 써넣는 등 지상파 개그 프로그램에 빗대 경제정책을 비판한 피켓도 있었다.

박래현(고려대 역사교육 3학년)씨는 노동·교육 부문 경제정책이 "오히려 이 땅의 '장그래'를 더 많이 만들어내는 법"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최 부총리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통해 노동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잡겠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제 일자리 증가, 비정규직 기한 연장, 해고요건 완화 같은 정부 정책의 방향은 노동 유연성만 증대시켜 기업 입맛에만 맞추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씨는 이어 "'교육개혁'도 제대로 된 대안은 아니다, 제 모교에서 최근 컴퓨터 학과가 통폐합되는 일이 있었다"며 "대학이 취업양성기관도 아니고 단순히 취업률 기준으로 학과를 없애는 게 맞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특히 이건 단순히 '미생'세대와 '국제시장'세대 간의 갈등이 아니다, 그렇게 보는 건 오히려 문제원인과 쟁점을 흐리려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현실경제는 경제학수업처럼 '재수강'도 불가능... 3년 계획이 30년 좌우"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경환경제부총리 경제정책비판 대학생기자회견에서 참가한 학생이 최 부총리 그림 옆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 '졸업하면 우린 뭐 해야하나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경환경제부총리 경제정책비판 대학생기자회견에서 참가한 학생이 최 부총리 그림 옆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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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공 부문에 대한 정책에도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홍유정(숙명여대 일본학과 3학년)씨는 "정책 실패와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 등 정작 문제 원인은 무시하면서 무조건 공공 부문 개혁만을 외치는 게 해법인가, 금융 부문도 '내수활성화를 위해 소비 진작'을 얘기하지만 이런 불공정 시장에서 더 이상 소비심리를 기대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최휘엽씨는 "최 부총리께서 어제 충남대 학생들과 만나 소통했다고 들었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또 한 번 시각 차이를 확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비판 대자보'가 붙자 직접 학생들과 대화하겠다며 8일 첫 행보로 대전 충남대를 방문해 90여 분간 '피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 또한 한 시간 이상 최 부총리 발언에 할애돼 소통이 아닌 '정책설명회'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씨는 "먹고 사는 문제에 함몰된 우리들은 이제 사회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정부 정책이 어떻게 우리에게 칼날로 돌아올지 볼 수 없는 상태가 된 것 같다"며 "이번 대자보와 기자회견이 사회적 논의의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3년 경제계획이 향후 30년 경제를 어렵게 할 수 있다"며 "더 큰 문제는, 현실경제는 경제학 수업처럼 재수강을 할 수도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은 서민경제 살리기가 아닌, 정부와 재계만의 위기 탈출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으로 수혜를 받을 국민들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2015년 더 나은 정책을 내놓는 경제부총리의 모습을 기대한다, 저희 대학생들 역시 더 나은 한국사회를 만들기 위해 계속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최경환 F학점, #최경환 대자보, #최경환 대학가 비판, #최경환 비판 대자보, #쌍권총 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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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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