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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suis charlie(내가 샤를리다)."

지난 1월 7일 프랑스의 언론사인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에 총기와 화염병으로 무장한 남성 3명이 테러를 감행했다. 이들의 테러로 스테판 샤르보니 편집장을 비롯해 유명 만평작가, 경찰관을 비롯해 총 12명이 사망했다. 이들 테러범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예멘 알카에다의 지시를 받아 테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평소 샤를리는 이슬람의 모하메드를 풍자한 만평을 지속적으로 실어왔고, 이에 대해 이슬람 세계에서는 지속적인 불쾌감을 표출해 왔다. 물론 샤를리가 이슬람만을 풍자한 것은 아니다. 불교, 카톨릭 등 종교를 불문했고 김정은, 마이클잭슨도 풍자의 대상으로 삼았다.

표현의 자유, 존중받아야 한다. 특히 프랑스 사람들은 과거 시민혁명을 통해 피흘려 쟁취한 '자유'라는 가치에 대해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며 높이 평가하는 만큼, 이번 테러 사건에 대해 더욱 분노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그럼에도 필자가 '내가 샤를리다'를 마냥 지지할 수 없는 것은, 누군가의 '자유'가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최근 교황도 샤를리 테러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아래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샤를리 테러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영상캡처)
 프란치스코 교황이 샤를리 테러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영상캡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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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카톨릭 신자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믿고 있는 신도 없다. 그럼에도 교황의 반응에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내가 샤를리다'라고 외치는 사람들을 이해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누군가가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다닌다면, 즉 입장을 바꿔보고 생각한다면, 프랑스인다운 똘레랑스 정신으로 그들에게 용서를 베풀 수 있는지 말이다.

더군다나 이번 사건은 언론이라는 매체를 통했고, 불특정 다수 대중들이 자신들의 부모와 같은 신이 능욕을 당했을 때의 수치심을 느꼈다. 그들 앞에서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면서 이슬람교를 이상한 집단으로 내모는 것 역시 또 하나의 폭력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것이 언론의 역할이라고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프랑스 의회에서는 2011년부터 부르카, 니캅 등 몸 전체를 가리는 이슬람 전통복장 착용을 금지했다. 사실 종교를 떠나 개인의 '패션'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표현의 자유라고 볼 수 있는 이 문제에 대해 샤를리가 어떤 만평을 내놓기는 했는지 궁금하다.

이들의 테러행위는 분명 잘못되었다. 무고한 희생이었고, 거리에 모인 100만 명, 아니 그 이상의 사람들이 이들을 추모해야 한다. 어떠한 방식에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이 사건을 냉정하게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자칫, 자유주의와 이슬람교의 대립양상으로 번질까 우려스럽다. 정확히는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우려스럽다.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종, 종교, 생각이 존재하는 공동체인 국가가 무고한 희생을 방지하기 위해 어떠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할 것인지, 이와 더불어 상호 대립될 수 있는 가치들을 어떻게 공존케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태그:#샤를리테러, #샤를리, #프란치스코 교황, #테러, #JE SUIS CHAR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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