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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이변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과 전남, 충남에서 잇따라 예상을 깬 인물들이 당선됐다. 새정치연합의 변화를 바라는 당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에까지 변화의 흐름이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 20일 치러진 전북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유성엽 의원(정읍)이 이상직 의원(전주완산을)을 누르고 신임 도당위원장에 선출됐다. 지난 18일 치러진 전남도당 위원장 선거에서는 연임을 노리는 이윤석 의원(무안·신안)이 초선의 황주홍 의원에게 자리를 내줬다. 충남에서는 지난 17일 원외 인사인 나소열 전 서천군수가 박수현 의원(공주)을 제치고 도당위원장에 선출됐다.

예상 밖 결과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라는 의견이 많다. 새정치연합 전반에 걸쳐 나오는 위기감이 밑에서부터 표출되었다는 분석이다. 당원들의 '이대로는 안 된다'는 불만과 위기의식이 '변화'와 '교체'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추대관행 깨고 경선... 유력 정치인 후광 입은 후보 줄줄이 낙선

새정치연합 시도당 위원장선거
새정치연합 시도당 위원장선거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 때 함께 치러지고 있다.

21일 현재까지 시도당 위원장 선출이 완료된 지역은 제주·경남(10일), 부산 ·울산(11일)과 대전(17일), 광주·전남(18일), 전북(20일) 등 8곳이다.

제주는 단독 입후보한 강창일(제주시 갑) 의원이, 경남은 김경수 김해을지역위원장, 부산 김영춘 전 의원, 울산 이상헌 북구지역위원장이 시도당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대전과 광주에서는 박범계 의원(서구을)과 박혜자 의원(광주 서구)이 단독 후보로 나와 추대됐다.

남은 지역도 잇따라 도당위원장 선출 일정에 돌입한다. 충북(22일), 강원(24일) 대구·경북(25일) 인천(31일) 경기(2월1일) 순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대구시·경북도당 선거는 각각 3자 대결로 치러질 전망이다. 인천과 경기도는 홍영표(부평을) 의원과 이찬열(수원갑) 의원 등 현역국회의원이 각각 단독 출마한다.
우선, 도당 위원장 경선 자체가 변화였다. 그동안 도당 위원장은 현역 의원의 추대를 받거나 형식적 경선 절차를 거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관행을 깨고 제대로 붙었다. 전북과 전남, 충남도당 신임 위원장은 각각 2.08%, 3.4%, 3.2%포인트라는 박빙의 차이로 승리했다. 이런 데는 당심의 변화를 읽고 과감하게 경쟁에 뛰어든, 신임 위원장들의 관행에 대한 도전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다음으로, '그들만의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당원들은 지역위원장(국회의원)들이 암묵적으로 낙점한 '주류 후보'를 거부했다. 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낙선한 의원들은 모두 지역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실제로 전북 국회의원 상당수는 이상직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석(전남) 의원은 당 대표선거에 나선 박지원 의원의 측근으로 꼽힌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박수현(충남) 의원은 당내 거의 유일한 '안희정계'로 불린다. 그러나 이들의 후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심은 '원외 인사'와 '초선의원' 등 '지역정치계의 비주류'를 선택했다.

당원들은 도당 운영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전북은 14개 기초 단체장의 절반을 무소속에 넘겨주며 참패했다. 전남도 22곳 중 8곳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패했다. 이 참패에 대해 당원들이 책임을 물은 셈이다. 이례적으로 도당 위원장 3년 연임을 시도하던 박수현(충남) 의원에게도 제동을 걸었다.

전북 지역 한 언론인은 "지난 6·4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이 있고 중앙무대에서 무기력한 정치력을 보이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입김'을 물리치고 당원의 요구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기층과 소통 강점... 새정치 변화 '작은 물꼬' 긍정평가

새정치연합 변화의 '작은 물꼬'를 텄다고 평가받는 '이변'의 주인공 3명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농촌 지역 기초단체장을 지냈다. 나 위원장은 충남 서천에서, 황 위원장은 전남 강진에서 내리 3선 군수를 지냈다. 유 위원장은 한 차례 전북정읍시장을 거친 후 모두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전남도당 대의원 고아무개(52)씨는 "단체장을 통해 기층 정서와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밑바닥에서 다져진 만만치 않은 저력도 있어 도당 개혁에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운 '당원 간담회와 지역위원회 회동 정례화, 도당 주요결정에 당원참여, 재정상황 공개 등 도당운영의 민주적 변화'가 실제 이뤄질지 주목받는 이유다.

변방에 머물며 지역색이 강하고 기존 정치질서(계파)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당장 이들은 당선 일성으로 "중앙당보다 더 박수 받는 도당 운영으로 중앙당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황주홍)"거나 "생활정치와 지방중심의 정치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나갈 것(나소열)", "욕먹을 각오로 도당을 뜯어고쳐, 총선에서 제1당이 되고,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아 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유성엽)"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도당 위원장 선거 결과 여파는 현재진행형이다. 당 대표 후보들은 새로 선출된 도당 위원장의 성향에 따른 셈법이 분주해졌다. 전북 유 위원장은 스스로 "비노 정치인"이라며 정체성을 뚜렷이 했다. 전남 황 위원장은 박지원 의원의 최측근을 누르고 당선됐지만, 계파색은 없다. 안희정 지사 측근을 누르고 당선된 충남 나 위원장은 당시 노무현 후보 정무보좌역을 지내는 등 친노인사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 후보 중엔 현역 기초단체장(인천남구)으로 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박우섭 후보가 최대 수혜주다. 박 후보는 "황주홍, 나소열 후보의 당선은 풀뿌리 대혁명이 시작되고 있는 증거다. 지방의 힘으로 중앙당을 바꿔내겠다"며 이들의 당선을 반기고 있다.

앞으로 선거가 치러질 충북도당 선거에도 여파가 미칠지 주목된다. 충북도당은 현역의원인 노영민 의원과 신언관 전 충북도당공동위원장이 격돌한다.

 황주홍 신임 전남도당 위원장
황주홍 신임 전남도당 위원장 ⓒ 이영주
황주홍 의원은 3선의 강진 군수을 거쳐 지난 19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아태평화재단 연구실장과 부총장을 비롯해 새정치국민회의 창당기획단 부단장, 원내 기획실장, 새천년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을 역임하는 등 오랜 당원 생활을 거쳤다.

- 당선소감은.
"지지해준 자랑스러운 전남도당 당원들께 감사드린다. 이윤석 의원을 지지해준 당원께도 위로의 말을 전한다. 근소한 표로 이기고 져서, 사실상 무승부이자 공동승리에 가깝다. 이 의원과 함께 합심해서 도당을 관리하라는 뜻으로 알고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당원을 위해 봉사하겠다."

- 당선을 예상했나.
"새정치연합에 실망한 당원들의 변화가 감지됐다. 선거 과정 중에 몇 차례 여론조사를 했는데 박빙이었다. 그러나 변화를 바라는 당원들의 요구가 매우 강렬해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조심스러운 기대는 했다."

- 이번 선거 결과가 주는 의미는?
"이번 선거는 전 도당위원장인 이 의원에 대한 평가보다는 당원들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본다. 잘잘못을 떠나서 새로운 사람이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당원과 대의원 사이에 형성된 것이다. 새로운 도당 위원장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새로운 변화와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면 당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작용했다고 본다."

- 당 대표 선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새정치연합은 보통 위기를 넘어 중증위기라고 한다. 이는 거대한 변화가 필연적으로 요청되는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표출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도당위원장과 당대표선거는 서로 독립적이며 상관관계가 약하다. 도당 위원장 선거는 같은 지역 의원끼리 경쟁했지만, 당 대표 선거는 지역과 계파 등 다양한 구도가 혼합돼 있다."

- 도당 운영 어떻게 할 것인가.
"혁신과 소통으로 '중앙당보다 더 박수 받는 전남도당'을 만들겠다. 현재 6만 명인 권리당원을 10만 명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투명한 운영과 당원 중심 정당, 공정한 운영을 통해 도당 위상 강화에 주력하겠다. 특히, 제일 무서운 것은 인치다. 공천은 인치가 아닌 예측가능하고 정해진 규칙에 의해 할 계획이다. 당직자 인선도 탕평책을 쓸 것이다. 이를 위한 공약으로 ▲도당 재정상황 정기적 공개 ▲중요 사항 결정에 당원 의사 반영 ▲정례 간담회 개최 및 소식지 발간 ▲중앙당 연수원 전남 유치 ▲지역위원장들간의 월례 회동 제도화를 이루겠다."

- 정치적 포부는 무엇인가.
"선거를 치르는 운명은 전생에 대죄를 지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초선의원인 나는 벌써 최고선거, 도당선거 다 치렀다. 도당운영을 정말 잘 해서 중앙당의 거울이 될 것이다. 중앙당의 변화를 견인하는 힘차고 새롭고 깨끗한 도당운영이 꿈이다. 도당은 권력기관이 아니다. 강진군수 시절 <군수가 벼슬이랑가>란 책을 펴낸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도당 위원장이 벼슬이랑가'라는 자세로 당원을 높이고 봉사하는 도당을 몸소 입증해 보이겠다."



#새정치연합#도당위원장#황주홍#나소열#유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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