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국이 일본 정부에 일본인 인질을 잡고 몸값을 달라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요구를 들어주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3일(한국시각) 정례회견에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일본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며 "일본 정부는 인질 사태에 대해 미국 정부가 오랫동안 고수하고 있는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키 대변인은 "몸값을 지불해 인질을 구출하는 것은 일본인을 비롯한 다른 시민들까지 위험에 빠뜨리고 테러조직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일본 정부가 IS에 몸값을 지불하는 것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인질 사태를 논의하며 지난 2013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테러조직에 인질의 몸값을 주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G8 회원국인 프랑스나 이탈리아가 몸값을 주고 자국인 인질을 구출한 사례가 있고, 일본 정부도 몸값 지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비공개로 몸값을 주고 인질을 석방시킬 가능성도 남아 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도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의 대화에서 "미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일본과 강하게 연대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일본인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모든 방안에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일 IS는 일본 정부가 중동의 IS 격퇴 작전에 2억 달러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일본인 인질 2명을 내세웠다. IS는 일본 정부가 72시간 내에 몸값으로 2억 달러를 보내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일본 정부는 IS가 내세운 시한을 23일 오후 2시 50분까지로 간주하고 협상을 시도하고 있으나 석방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각료회의 후 "아주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질의 석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질 어머니 "아들 살려달라" 호소

이슬람국가(IS)에 인질로 잡힌 고토 켄지의 어머니 이시 쥰코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이슬람국가(IS)에 인질로 잡힌 고토 켄지의 어머니 이시 쥰코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관련사진보기


한편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IS에 인질로 잡힌 고토 켄지의 어머니 이시 쥰코는 이날 도쿄의 일본 외국특파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아들이 일본 정부와 국민에 폐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아들을 구해달라고 밝혔다.

쥰코씨는 "켄지는 어릴 때부터 항상 전쟁터에 있는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고 싶다고 말하던 착한 아이였다"며 "아들이 인질로 잡힌 동영상을 본 후 사흘 동안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심적인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일본은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헌법에 맹세했고, 지난 70년 동안 전쟁을 하지 않은 나라로서 이슬람의 적이 아니다"며 "일본 정부가 꼭 아들의 목숨을 구해달라"고 간청했다.


태그:#미국, #일본, #이슬람국가, #인질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