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제93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에서 김한규 변호사가 당선됐다. 대한변호사협회에 이어 서울변호사회까지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김 변호사를 수장으로 택한 만큼 앞으로 변호사계에선 사시 존치론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김한규 당선자는 이날 총 투표수 7053표 가운데 2617표(37.1%)를 차지, 2위 김영훈 후보(1620표, 23.0%)와 1000표 가까이 차이를 벌리며 여유 있게 승리했다. 3위 강현 후보는 1035표(14.7%)를 얻었고 양정숙 후보와 권성연 후보는 각각 879표(12.5%), 861표(12.2%)를 얻는데 그쳤다.
김 당선자는 경원대학교(현 가천대) 법과대학을 졸업, 오랜 준비 끝에 사시에 합격했다. 그는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으로 수험생 시절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일과 공부를 병행했다. 합격 소식을 들은 날도 식당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김 당선자는 많은 학비가 필요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제도 말고도 법조인을 양성할 수 있는 다른 통로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당선된 하창수 신임 대한변협 회장 역시 같은 생각이다. 하창우 회장는 물론 김한규 당선자까지 사시 존치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변호사계는 사시 존치에 적극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자는 당선 직후 기자들에게도 "학벌, 스펙과 집안의 재력으로 법조인이 되는 것이 과연 옳냐"며 "노동으로 땀을 흘려보고 고생해본 사람이 판·검사를 하는 사회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로스쿨 제도 개선을 위해 전체 정원 축소와 변호사시험 성적 공개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26일에도 김 변호사는 로스쿨 출신 판·검사 임용과정이 불투명한 점 등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다만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비하하거나 불이익을 줄 생각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