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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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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모든 사람을 향해서 뺨을 한 대씩 때린 격이다. 그러니깐 결국 매를 번 것 아니겠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출간에 대한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의 평가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를 출범시킨 '공신' 중 한 명이지만 이후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과 갈등을 빚으면서 멀어진 인사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전후를 다룬 책을 집필 중이다.

정 의원은 4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왜 회고록을 이 시점에 냈는지 이해가 안 간다"라면서 "이 회고록에 대해서 좋은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시기가 잘못됐다' '내용이 틀렸다' '자화자찬이다' 이런 부정적인 의견만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회고록 출간을 통해) 논란이 되길 원한다면 몰라도 사실 모든 사람들이 별로 기분이 안 좋았던 것 같다"라면서 "(이 전 대통령이) 모든 사람을 향해서 뼘을 한 대씩 때린 격"이라고 규정했다. 또 "예쁜 사람은 실수를 해도, 어떤 얘기를 해도 곱게 받아들이는데 본인이 자기를 미인이라고 생각했던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라며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출간을 비꼬았다.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자신의 치적 중 하나로 꼽은 자원외교와 관련해서도 정 의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 볼 때 장기적으로도 좋은 평가가 나올 것 같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내가 이제 그 자원을 사러간다고 팡파르를 울리고, 그것을 사러 가는 사람이 어마어마한 사람이고 꼭 실적을 내야 한다면서 (사러) 가는 거라면 그 (자원의)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라면서 "제대로 된 장사가 되겠느냐"라며 '바보장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자원외교는 (아무도) 모르게 추진하는 것인데 그걸 어떻게 내세우고 가나"라면서 "결국 중국도 그렇게 해서 지금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다, 선진국은 그런 식으로 자원외교를 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자신이 준비 중인 책을 '참회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저는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선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인데 이명박 정부는 성공을 못했다"라면서 "저는 거기에 대해서 참회를 해야 할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위 87체제 이후에 이명박 정부만 실패한 게 아니라 역대 모든 정부가 실패했다"라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증세 없는 복지 논쟁할 게 아니라 재원마련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편, 정 의원은 최근 당에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對) 청와대 메시지'라고 낮게 평가했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데도 청와대와 차별화하기 위해 하는 '말'뿐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 3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 수정을 요구한 김무성 당 대표의 주장에 대해 "명쾌한 얘기이고 맞는 얘기지만 불가능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증세는)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데 야당에서는 당연히 반대할 것이고, 본인(김무성 당 대표·유승민 원내대표)들도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정 의원은 "가능하지도 않은데 왜 그런 얘기를 할까, 결국 제가 볼 때는 '대 국민 메시지'가 아니고 '대 청와대 메시지'인 것 같다"라면서 "청와대와 선긋기를 하는 것이다, 이제 다르게 가려고 한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복지 확대를 전제하고 '부자 증세'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우리나라는 노후보장이 안 되는 나라다, 복지를 확대해서 노후보장을 해야 한다"라면서 "그러기 위해서 재원이 필요한데 이걸 어떻게 할 것이냐, 이 얘기를 (증세 없는 복지 논쟁 대신)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지금까지 부자증세도 안 하고 복지도 (지출구조에서) 낭비가 많고 세출도 엉뚱한 곳에 많이 가는데 그것을 정리 안 하고 바로 세금 내라고 하면 국민은 납득하지 않는다"라면서 "부자증세 → 복지 구조조정 → 세출 구조조정 등의 단계를 거치면서 세금을 더 걷어 온 국민이 노후 때문에 걱정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대기업의 법인세부터 먼저 걷고 복지 지출구조에 대한 조정도 한다는 뜻인가"란 질문에도 "법인세뿐만 아니라 소득세도, 우리가 더 걷을 건 걷어야 한다"라면서 "(기업에 대한) 각종 공제혜택, 숨겨진 혜택이 너무 많다, 실제로 세율 만큼이라도 낼 수 있게 각종 감면 혜택을 줄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야당과 당내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개헌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반대하면 개헌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국민들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라면서 "일단 국회가 국민의 신뢰가 얻은 다음에 추진하면 몰라도 사실상 어렵다"라고 평했다.


태그:#정두언, #이명박, #김무성, #박근혜, #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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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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