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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근서 경기도의원
양근서 경기도의원 ⓒ 유상민

지난 3일 열린 경기도의회(의장 강득구)에서 양근서(새정치민주연합·안산) 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군사 쿠데타의 적폐(積幣)"라며 "상임위원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양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예결특위가 상임위원회에서 비상설 예결특위로 축소된 것은 박정희 5·16 군사쿠데타의 영향"이라며 "예산심의 전문성, 투명성, 지속성,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상임위원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3일 오후 양 의원을 만났다. 양 의원은 "예결특위 심사를 해보니 경기도 예산 30조를 14일 동안 심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예산을 제대로 심의하려면 상임위원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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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심의기간이 14일이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면 10일에 불과, 하루에 3조씩 심의해야 한다는 것이 양 의원의 설명이다. 예산에 따른 세부사업은 9335개로 하루 평균 930여 개의 사업을 심의해야 한다. 이런 한계에서 벗어나려면 예결특위가 꼭 상임위원회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수 의원들이 상임위 전환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 양 의원은 "기득권과 이해관계 때문"이라며 "반대 명분이 약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양 의원과 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예결특위를 상임위로 전환해야 한다는 5분 발언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난해 말, 남경필 지사가 언론인터뷰를 통해서 제안했습니다. 사실 새로운 얘기는 아닙니다. 국회에서도 해묵은 개혁과제고 지방의회도 마찬가지죠. 그 누구도 먼저 주창하지 않고,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서 못 만들었어요. 그 이유는 의원들의 기득권과 이해관계 때문입니다.

남 지사가 제안했고,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추진하겠다는 건 어폐가 있어요. 이건 도의회에서 결정할 문제거든요. 그래서 제안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예전부터 필요하다고 느꼈고, 우리가 먼저 선언해야 할 문제인데 모양새가 우습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남 지사가 제안한 예결위 상임위 전환을 전향적으로 수용하자는 생각에서 발언하게 됐습니다."

양 의원은 지난해 연말에 예결특위 계수조정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현재 양 의원은 예결특위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양 의원은 "밤을 새워서 예산심의를 준비했는데도 도저히 다 할 수가 없었다"며 "30조가 되는 예산을 한꺼번에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양 의원은 "예산심의기간이 14일이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면 10일에 불과, 하루에 3조씩 심의해야 한다"며 "예산에 따른 세부사업은 9335개로 하루 평균 930여 개의 사업을 심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양근서 경기도의원
양근서 경기도의원 ⓒ 유상민

"2주 일정으로 예산심의를 했는데 법정시한을 넘겨서 12월 24일에 최종적으로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습니다. 다른 쟁점이 있긴 했어요. 무상급식 예산을 확보하는 문제였는데, 전체적으로 예산을 심의하다보니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던 거죠.  다른 예결산 위원들도 같은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양 의원은 예결특위 위원을 1년만 하게 되어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익숙해지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을 때 해촉이 되기 때문에 같은 상황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반복되고 있어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고 남 지사의 제안도 있고 해서 공론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예결위 상임위원회 전환은 대다수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다. 상임위원회의 활동이 축소되고, 권한이 예결위로 집중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예결특위의 권한이 막강한데 상임위로 전환된다면 더 많은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현실적으로 타당한 문제제기지만 부수적인 문제"라며 "얼마든지 보완장치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처럼 예산심의가 수박 겉핧기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더 문제라는 것이 양 의원의 지적이다.

양 의원은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서 '경기도의회 혁신 및 지방분권강화특별위원회(위원장 박승원)'에서 면밀하게 사례연구를 하고 보완장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반대 의원들이 많아 상임위원회 전환이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반대하는 건 결국 기득권을 지키려 하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힘이고 권한이니까 나눠먹기 식으로 1년씩 돌아가면서 예결특위 위원을 하는 거죠. 위원을 한 번 하면 못하게 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나눠먹기를 하면 결과적으로 우리는 좋을지 몰라도 예산 심의가 제대로 안 되기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예산이 낭비될 수 있습니다."

- 나눠먹기 식이라고 했는데 예결특위에 들어가면 특권이 있나요?
"최종적으로 예산 심의를 하면서 예결위원들의 정책이나 사업이 예산에 반영되는 것이니까 당연히 영향력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예결위원이 자기 지역구 사업을 집행부에 증액을 요구할 수도 있는 거죠. 대의에 입각해서 객관적인 평가에 의해서 심의하는 게 아니라 사적인 이해관계에 따라서 특정사업에 대해서 삭감을 하거나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거죠."

양 의원은 예산심의뿐만 아니라 결산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결산은 통과의례 비슷하게 하고 있잖아요.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해서 검증을 안 하는 거라고 할 수 있어요. 결산 결과를 가지고 차기년도 예산심의를 할 때 반영해서 넣을 건 넣고 뺄 건 빼야 하는데 그런 구조가 안 돼 있어요. 우리는 결산이 끝나면 다른 위원으로 교체되고 새 위원이 오기 때문에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시작을 하는 거죠. 그래서 예산의 전문성, 지속성, 책임성이 없어요. 우리가 만들어 놓은 (예산을) 책임을 못 지는 구조가 되는 거죠. 이런 문제를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예결위의 상임위 전환인 거죠. 거기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반대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고 봐요."

 양근서 경기도의원
양근서 경기도의원 ⓒ 유상민

- 남경필 지사가 연정을 제안하고 시작되면서 예산연정을 제안했고, 예결위 상임위 전환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연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연정을 반대했다고 하던데?
"연정을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제대로 된 연정이라면 적극 찬성입니다. 연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죠. 저는 지방 내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 연정은 진짜 연정이 아니죠.

연정은 상생협력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하는 거잖아요. 다당제에서 제1당이 과반이 안 될 때 소수당과 연정을 하는 것이고, 그 때 소수당은 여당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요?

경기도의회는 우리(새정치민주연합)가 다수당이고 과반이 압도적으로 넘었어요. 78대 50입니다. 연정 조건이 아예 성립이 안 돼요. 남 지사가 연정을 제안할 때 독일식 연정을 제안했는데 그런 입장에서 보면 더더욱 아닌 거죠."

양 의원은 "남 지사가 정치적 필요에 의해서 연정을 제안한 것"이라며 "야당이 다수당인 체제에서 남 지사가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손을 내민 것"이라고 풀이했다. 양 의원은 "남 지사가 연정을 제안해서 우리를 연정의 틀 안에 가둬놓고 자기 맘대로 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경기도의회를 하루 아침에 야당이 없는 도의회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많은 분들이 연정은 연정이고 야당은 야당이라고 말하는데 그건 말이 안 되는 발상입니다. 연정은 우리가 야당을 하지 않고 여당을 하겠다고 결단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야당의 역할은 비판하고 견제하는 건데 우리는 여당과 함께 도정 책임자가 된 거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그것도 하면서 야당 역할도 하겠다? 말이 됩니까?"

양 의원은 "남 지사가 연정을 진짜로 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정치철학이 담겨 있다는 진정성을 보이려면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서 실제로 연정이 가능하게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도의원은 겸직 금지 때문에 사회통합부지사가 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다"며 "법 개정을 통해 도의원이 사회통합부지사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예결특위 상임위 전환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실 생각인지?
"이 문제를 의제화 해서 처리해나갈 수 있는 조직이나 기구와 협력해서 토론회를 조직하고 참여해서 설득해 나갈 생각입니다."


#양근서#경기도의회#남경필#연정#예산결산특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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