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답례하는 문재인 신임 당 대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문재인 의원이 지지해준 당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답례하는 문재인 신임 당 대표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문재인 의원이 지지해준 당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 남소연

문재인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대표가 됐습니다. 문 대표는 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박지원 의원과 이인영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7월 재보궐 선거에서 패한 후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지 6개월여 만에 다시 정상적인 체제로 돌아왔습니다.

새로운 지도부의 첫 번째 일정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국립현충원' 참배입니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김 전 대통령의 묘역만 따로 참배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독재정권으로 비판받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에도 참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내일(9일) 새벽, 새 지도부의 첫 일정 현충원 참배에 우리 모두 참여할 것을 호소한다"라며 "승패와 관계없이 모두 집결해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앞에 엎드려서 그동안의 성찰과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경건한 자리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참여를 약속하자"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마이뉴스>는 지난 6일 '함께 만드는 뉴스'를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관련기사 : 박정희 참배한다는 새정치연합, 당신의 생각은?) 기사에는 9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일부는 '과거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찬성 의사를 보였지만 적어도, <오마이뉴스> 독자들은 압도적인 반대 의사를 표했습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오마이뉴스 닉네임 '베고니아'의 "드디어 정신줄 놓았군"으로 247개의 추천을 받았고, 반대는 27개에 불과했습니다. 참배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의 이유는, 독재정권에 참배하는 것은 '인기영합주의'이고, 독재행위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도 없어 아직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민주화가 다 이뤄졌다고 생각하나?"

트위터 아이디 'climtiger'는 "그럼 이제 박정희나 새누리당을 지지해도 된다는 건가?"라며 "'보수와 진보를 넘어 과거문제를 해소'하는 건 좋은데, 인혁당 피해자들과 고문 피해자들, 박정희 시대의 노동자, 농민들, 이 분들이 과거문제를 용서하고 있는 것인가? 가해자들인 새누리당과 기득권들이 사과했나?"라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페이스북 사용자 안지환씨는 "그래, 새누리당과 화해하는 의미로 박정희도 참배하고, 북한과 화해하는 의미로 김일성·김정일도 참배하고, 일제랑 화해하는 의미로 야스쿠니도 참배하고…"라고 비꼬며 "내 표는 절대 못 준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두 과거 독재정권 당시에 있었던 일을 아직 용서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오마이뉴스 닉네임 '조화'는 "국민의 눈물과 고통을 잊은 겁니까? 참배는 안됩니다!"라면서 "이승만과 박정희의 망령이 아직도 대한민국을 고통으로 짓누르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을 기린다는 건 역사를 배신하는 것이고 진실을 외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보수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수단이 우선 된다면 민주주의는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혹시 민주화가 다 이뤄졌다고 생각하세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수사팀 검사가 대법관 후보로 지명되고, 유신헌법 만든 사람이 청와대 비서실장 하고 있으며, 삼청교육대에 협조한 의혹이 있는 사람이 여당 원내대표도 하고 심지어 총리 후보로 지명된 상황입니다. 이처럼 민주화는 아직도 요원한데 박정희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겠다고요? 저는 결사반대합니다." - 오마이뉴스 닉네임 '러버덕' 댓글 중

오마이뉴스 닉네임 '인내천'은 새 지도부가 가야 할 곳을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신임 지도부가 꼭 찾아가야 할 곳은 국민의 생명이 힘겹게 뛰고 있는 노동현장"이라며 "새누리당의 '이중행보'에 꼭 발을 맞출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새정치연합이 지지 기반인 노동자를 잊는다면 전체를 잃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랑스러운 대통령으로 모시겠다"

그렇다면 참배에 찬성하는 의견은 어떤 걸까요? 새정치연합에 대한 비방성 댓글을 제외하면 3개 정도의 의견이 올라와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닉네임 '대박'은 "정권 되찾아 오는 데 도움 되는 일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해라, 너무 아무것도 안 해서 탈"이라고 말했습니다. 참배를 해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오마이뉴스 닉네임 '광개토대왕'은 "흑묘백묘다, 박정희든 이승만이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언제까지 이념에 치우친 편 가르기를 할 것인가? 박정희 타령 그만하고 현실을 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박정희는 20년간 이 나라를 지배했고, 딸은 현직 대통령이다. 박정희, 박근혜를 인정해야 한다"라며 "그게 정치이고 국민통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세력은 이제 실사구시로 싸워야 한다. 이념 프레임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시대가 됐다. 새지도부는 현충원도 가고 노동현장도 가고 그 어디든 갈수 있다. 국민이 필요한 자리면 대한민국이 원하는 자리면 어디든 가라. 정권교체해야 한다. 정권교체가 최고의 민생이다."  -'광개토대왕' 댓글 중

문재인 대표 역시 이 같은 의견과 비슷합니다. 문 후보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현충원 참배는 문희상 위원장이 일정을 잡아 놓은 것"이라며 "박정희 대통령에게는 산업화의 공, 이승만 대통령에게는 건국의 공이 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대통령으로서 함께 모시고 기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충원을 참배한다는 것은 역대 대통령의 묘소를 함께 참배하는 것과 같다"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하신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3년 상을 모시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묘소 참배 여부를 놓고 갈등하고 국론이 나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내일 참배로 그 갈등을 끝내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아무래도 내일은 문재인 새정치연합 신임 대표가 박정희 묘역에서 참배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문재인#새정치연합#박정희#이승만#현충원
댓글1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