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덕산초등학교 100회 졸업생들.
덕산초등학교 100회 졸업생들. ⓒ 장선애

윤봉길 의사의 얼이 서려있는 덕산초등학교(충남 예산군 덕산면 소재)의 100번째 졸업식이 지난 13일, 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덕산초등학교는 1912년 덕산공립보통학교로 문을 연 이래 지금까지 100회 졸업식을 치르며 1만2496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올해는 100회를 맞아 여느 해보다 더 특별한 의미를 담아 졸업식을 준비했다. 보살펴 주신 분들에 대한 '보은'과 더 큰 꿈을 향한 '비상'을 주제로 한 행사는 축하·감사·공감의 시간으로 나눠 1시간 30여분 동안 웃음과 눈물 속에, 때로는 신명 나게, 때로는 숙연하게 진행됐다.

졸업생 42명이 모두 주인공... 졸업식 전에는 타임캡슐도 묻어

 학부모들이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학부모들이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 장선애

교직원과 가족, 후배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입장한 졸업생 42명은 행사 내내 모두가 주인공이 됐다. 상장과 장학금은 행사에 앞서 교장실에서 개별로 전달됐으며, 식장에서는 모든 졸업생이 한사람씩 단상에 올라 교장으로부터 직접 축하와 함께 졸업장을 받았다.

김미향 교장은 "높은 뜻을 세워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되자, 자신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존재인가를 분명히 알고 자신을 사랑하자, 주어진 시간을 아끼고 바르게 쓰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자"는 세 가지 당부를 한 뒤 "역사와 빛나는 전통을 가진 덕산초등학교의 영광스런 100회 졸업생이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생활하라"고 강조했다.

송사와 답사로 진행되던 학생들의 인사도 달라졌다. 졸업생 대표로 나선 박서현 학생은 감사의 마음을 담은 인사말을 통해 후배에게 "학교를 잘 지켜달라, 서로 챙겨주며 행복하게 지내라"고 당부했다. 또한 스승에게는 "훌륭한 사람이 돼서 선생님 뵈러 꼭 오겠다, 그때는 우리가 식사대접하겠다"고, 부모에게는 "힘든 일이 있을 때, 늘 도와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힘이 됐다, 감사드린다"며 의젓한 인사를 전했다.

30분도 채 걸리지 않은 의식행사와 달리 2부는 1시간 넘게 진행됐다. 하지만 모든 참석자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고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6학년 담임교사들은 42개의 조각으로 만든 떡 케이크에 촛불을 붙였다. 후배들은 평소에 갈고 닦은 솜씨를 발휘해 선배들에게 오카리나 연주를 선물했다. 졸업생들은 학부모들의 축하곡 '이젠 안녕'에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하지만 자신들의 무대가 시작되자 준비한 댄스와 노래를 선보이며, 덕산초 학생으로서 마지막 활동을 멋지게 마무리했다.

 졸업식에 이틀 앞서 열린 기념식수 행사에서 졸업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 소나무를 심고 있다.
졸업식에 이틀 앞서 열린 기념식수 행사에서 졸업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 소나무를 심고 있다. ⓒ 장선애

한편 졸업식 이틀 전인 지난 11일에는 학교 안 100주년 기념동산에 100회 졸업생들의 이름으로 소나무를 심고 타임캡슐을 묻었다. 이 행사는 졸업생 주인공들이 "학교에 의미 있는 것을 남기고 싶다"는 의견을 내자, 학부모가 기념식수용 나무와 장비를 찬조하고, 교직원들도 함께 나서 성사됐다.

타임캡슐에는 ▲ 30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 현재모습이 담긴 사진 ▲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좋아하는 과자 ▲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인터뷰한 동영상 USB 등 소중한 물건들이 담겼다. 이 타임캡슐은 30년 뒤인 2045년 2월 13일에 모두 모여 개봉하기로 약속하고 표지석에 그 내용을 새겼다. 학생들은 "선생님들도 할머니가 되시더라도 꼭 오셔야 한다"며 담임교사와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30년 뒤, 40대 중년이 된 오늘의 주인공들은 둥치 굵어진 소나무 아래 모여 이 시간을 추억할 것이다.

 기념식수 표지석 뒷면에 개봉날짜가 새겨져 있다.
기념식수 표지석 뒷면에 개봉날짜가 새겨져 있다. ⓒ 장선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졸업식#덕산초#타임캡슐#예산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