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최근 사석에서 "솔직히 통일부 장관은 아무나 와도 되는 자리 같다"며 "장관직을 떠나면 (통일부의 구조적인 한계 등) 이런 부분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한국일보>가 26일 보도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류 장관은 통일부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근본적인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역대 정부를 보더라도 통일부 위상이 높았던 때가 없었다. 그나마 통일부에 힘을 실어줬던 참여정부에서도 2차 남북정상회담은 국정원이 주도했고 통일부는 주로 대외적으로 나서는 것 위주로 맡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현 정부 외교 안보라인에서 민간인은 나 혼자"그는 또 현 정부의 외교 안보 라인을 군 출신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현 정부) 외교 안보라인에서 민간인은 나 혼자"라며 정책추진의 어려움을 에둘러 토로했다. 또한 대북전단 살포 제재 문제에 대해서는 "만약 내가 좀 완화한다고 하면 북한에 휘둘렸다며 반대쪽에서 엄청 난리가 날 것", "표현의 자유에 따라 막을 수 없다는 정부 방침이 세워진 이상 제가 거기에 뭐라고 더 말을 할 수 있겠냐"며 답답해 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이 후임 통일부 장관으로 홍용표 통일비서관을 내정하기 이전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류 장관은 지난 17일 후임 통일부 장관 내정이 발표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북관계를 제대로 풀어보자는 뜻을 갖고 장관직을 시작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서 "그렇지만 역사의 무게가 있는 남북관계를 그렇게 쉽게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소중한 기회였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국일보> 보도에 대해 통일부 측은 "류 장관이 그런 발언을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으나, '오보 대응' 계획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