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심판, 민생민주평화 수호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지는 싸움이 아니라 하나라도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한다. 그것은 결국 판을 뒤엎어 바꾸는 길밖에 없다."
'민생민주수호를 위한 315 경남원탁회의 준비모임'이 10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다짐했다. 경남지역 야당, 시민사회단체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홍준표 경남지사의 민생민주평화 파괴행위들을 보면서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고, 이날 세 번째 토론회를 연 것이다.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는 "저마다 하는 일과 생각이 다른 단체나 개인 간의 의견이 그동안 두 차례의 토론을 통해 원탁회의 구성에 대한 생각으로 많이 좁혀진 것 같다"며 "이 토론회를 통해 결실을 볼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대선 불법'과 진보정당 해산뿐만 아니라 노동법 개악, 진주의료원 폐업, 무상급식 중단, 월성․고리(1호기) 원전 수명 연장, 공적연금 개악, 반전평화문제 등을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를 두고 지혜를 모았다.
각 사안별 상황 공유 ... 탈핵, 무상급식 등 다양
김진호 민주노총 경남본부 사무처장은 '4월 총파업'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서 '더 쉬운 해고, 더 낮은 임금, 더 많은 비정규직'을 담은 '노동시장구조개악'과 '2단계 공공기관 가짜 정상화 대책'이 추진되면 온 국민이 해고 위협과 저임금에 시달린다"며 "최저임금 1만원과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확대 보장 등 '재벌 배 불리기'가 아닌 '노동자서민 살리기'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오는 4월 24일 총파업 대회를 앞두고, 지역 정당과 시민사회단체에 연대를 구축하고, 총파업과 지역의제를 묶어 시민사회와 함께 투쟁을 조직할 예정이다.
천병학 전농 부경연맹 사무처장은 "농민들이 살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 등에 있어서 권력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며 "새누리당 이중대인 보수 야당이 있고 소수 야당으로 안된다, 야권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민중이 살기 위해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농부경연맹은 오는 15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경남 예선 결선 경기' 때 돼지고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천 사무처장은 "노동자와 농민이 뭉쳐야 한다"며 "이전의 민중총궐기처럼 날짜를 잡아 함께 봉기하자"고 말했다.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는 '월성1호기'와 '고리1호기' 수명연장 반대를 외쳤다. 그는 "안전 문제를 표결로 처리한다는 게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앞으로 법적 투쟁과 함께 다양한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전 문제도 결국 정부와 싸움이다, 탈핵거리행진을 해보면 경찰들도 도와주고 방재복을 입고 같이 걷기도 한다"며 "핵사고는 보수와 진보가 없고 사고가 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 사고가 나면 부동산 값도 떨어지고 문을 닫는 공장도 많을 것이다, 결국에 돈 많은 부자들은 일본처럼 외국으로 도망가겠지만 노동자 서민들은 일자리도 잃으면서 살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박윤석 진주의료원주민투표추진 경남운동본부 상황실장은 "홍준표 지사는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업무평가에서 긍정보다 부정이 높게 나왔다"며 "진주의료원 재개원 투쟁이 오래되었지만, 질기게 싸우고 있다,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내는 일이기에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청구 서명운동은 오는 6월 28일까지 14만 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김영만 대표는 "14만명 서명이 쉬운 일이 아니다"며 "서울의 오세훈 전 시장처럼 될 수 있다, 꼭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우향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 상황실장은 "홍준표 지사가 무상급식을 중단했다, 이는 지역 농업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며 "어제와 오늘 경남도는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대신에 그 돈으로 하게 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위해 약 2억 원을 들여 신문 광고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 지사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교육을 하겠다고 했는데, 무상급식 예산으로 그것을 하겠다는 게 말이 안되고, 절대 다수의 학생이 급식을 받지 못하고 희생 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운동본부는 법원에 '주민투표 대표자 증명서 불교부 취소소송'을 냈고, '무상급식에 관한 법률제정을 위한 활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 경남운동본부는 12일부터 학교 앞에서 학부모 1인시위, 학교 담벼락에 펼침막 게시, 학부모 총회를 열 예정이다. 경남도의회는 오는 19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 관련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날 경남운동본부는 경남도의회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영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 사무차장은 "전국 200여개 단체가 공적연금 개악을 막기 위해 모였다, 일반 시민들의 경우 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 문제가 피부에 와닿지 않는 측면이 있는데 공적연금 개악은 결국 국민연금 개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경남지역에서도 다양한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광 경남진보연합 자주통일위원장은 "정부는 올해 국방비 37조원, 주한미군 주둔비 1조원 이상을 쓸 예정이다, 한반도에 1000이 기상의 핵무기가 있다"며 "반전평화가 절박하다, 반드시 의제가 되어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월 15일 '민생민주평화 수호 행진'성명현 경남진보연합 집행위원장은 "모두 사안들이 많고, 어느 것 하나 적은 게 아니라 큰 사안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함께 싸워 이겨나가는 투쟁을 해야 한다"며 "핵심은 권력 문제다, 내년에 총선이 있고 해서 권력교체기에 들어가는데 어떻게 본질적으로 승리해 낼 것인지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에는 정권 심판론으로 가야 하는데, 선거 때는 정치연대를 해야 하나 아직 그것까지 의논할 수는 없다, 힘을 분산하지 말고 '반박(박근혜) 투쟁'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며 "각 사안별로 진행하는 활동에 대한 독자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전체가 함께 해야 할 내용을 정해 힘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경남에서는 앞으로 민생민주평화 수호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이 전개된다. 3월 15일 3․15의거 기념일에 맞춰 '민생민주평화수호 행진'이 창원에서 벌어지고, 3월 28일 '공적연금 전국 집중대회'가 열린다.
4월 16일 '세월호 1주년 추모문화제', 4월 18일 '세월호 참사 1년, 진상규명 세월호 인양을 위한 범국민대회', 4월 24일 민주노총 총파업, 5월 16일 '우리농업 지키기 소비자 10만인 대회' 등이 열린다.
"강고한 보수정권을 이겨내야"마지막으로 석영철 전 경남도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석 전 의원은 "뾰족한 방법이 없다, 치열하게 투쟁하며 싸우는 곳으로 연대를 집중할 수 밖에 없는데, 사안에 따라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만 대표는 "유달리 우리 지역에서 싸워야 하는 사안들이 많은 것 같다, 진주의료원과 무상급식, 원전 문제는 다른 지역에는 없는 사안이다, 그래서 이중고 삼중고를 겪는 것 같지만, 그래도 경남이 선도적으로 잘 싸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연합이 1998년 해산했다, 당시 '전'자가 들어가는 6개 단체가 모였고, 그 때 첨예하게 정권과 강고한 단결 속에 싸웠던 것 같다"며 "강고한 수구보수 정권을 이겨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평생 고생만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경희 경남진보연합 대표는 "안전과 급식 등과 관련한 투쟁도 중요하지만, 반권력 투쟁에 힘을 모아야 한다"며 "대통령선거 불법 문제를 놓쳐서는 안된다, 전 국정원장도 불법선거로 구속되었다, 민주와 헌정질서 파괴와 관련한 투쟁을 선명하게 해나가야 한다, 반정부 투쟁에서 우리 투쟁의 물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원오 전농 부경연맹 의장은 "노동자와 농민, 서민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이 모든 싸움은 권력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판을 파꾸는 투쟁에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