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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기업들의 경쟁적 임금 인상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일본 기업들의 경쟁적 임금 인상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일본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들이 앞 다퉈 임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15일 도시바·히타치·파나소닉·후지쯔·미쓰비시·NEC 등 전자 대기업 6개 회사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월 기본급을 3000엔(약 2만8000원) 올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액을 요구하면 기업이 답변하는 현재의 임금 협상(춘투)이 전자 업계에 도입된 지난 1998년 이후, 17년 만에 역대 최대폭 기본급 인상이다. 이전 최고 인상액이었던 2000엔(2014년)을 훌쩍 넘어선다.

전자 대기업 6개 사의 임금 협상을 이끈 후지쯔의 후지타 마사미 부사장은 "주요 부문의 실적 개선이 전망되고 있어 일본 경제의 부흥을 위해 (임금 인상으로) 공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항공(JAL)도 14년 만에 기본급을 인상하는 등 일본 경제계는 기업들의 화끈한 임금 인상이 유행이다. 지난해 일본 대기업의 평균 임금 상승률은 2.28%로 지난 17년간 통틀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베노믹스 구하기' 나선 일본 기업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이 임금 인상에 나선 것은 아베 정권의 강한 압박 덕분이다. 일본은 대기업의 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월 소비세율 인상으로 내수 시장이 침체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해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베 총리는 내년까지 법인세를 3.3%포인트 내리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으며 기업의 임금 인상과 투자 증대를 주문했다.

아베 총리는 오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베노믹스'를 추진했다. 이번 임금 인상은 먼저 시장에 돈을 풀어 엔저 효과를 만든 뒤, 기업의 늘어난 수출 실적으로 바탕으로 임금을 인상하겠다는 이 정책에 따른 결과다.

일본의 상장기업 경상이익은 2014 회계연도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3.8%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인 22조2600억 엔(약 206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따라서 엔저 효과의 수혜자인 기업이 임금 인상을 통해 수익을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도요타는 엔저 효과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도요타는 자동차 업계를 넘어 일본 경제계 전반의 임금 인상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월 기본급을 3700엔(약 3만4000원) 가까이 올리는 사상 최대폭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8일 노사 협상을 마감하는 도요타는 당초 노조가 제시한 6000엔 인상은 거부했지만 무난히 타결할 전망이다. 또한 도요타는 노조의 상여금 제안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베 정권이 기업의 임금 협상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함께 엔저 효과로 인해 원자재 수입 가격이 높아진 내수 위주의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일본 경제#임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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