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독재 옹호와 무더기 오류' 논란을 빚어온 교학사의 고교<한국사> 교과서를 경기도에 위치한 한민고등학교(아래 한민고)가 뒤늦게 채택한 사실이 밝혀졌다.
법인 정관에 '건전한 국가관'을 내세우며 국민세금을 들여 지난 해 3월 개교한 군인자녀 기숙형고인 이 학교는 지난해에도 교학사 교과서 채택 움직임을 보여 군인 가족들이 반발한 바 있다.
16일 한민고는 "지난 2월 말 학교운영위를 열어 <한국사> 교과서로 교학사와 미래엔 교과서를 복수 채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학교는 이 달부터 교학사 교과서 등으로 한국사 수업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수업을 위해 자비로 복수 채택된 2권의 교과서를 모두 사야 했다.
한민고 "진보·보수 토론수업"... 역사연대 "친일 옹호가 보수냐"이 학교 전영호 교장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역사 교사 2명의 선발이 2월로 늦어짐에 따라 <한국사> 교과서도 늦게 채택하게 됐다"면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진보와 보수 교과서를 복수로 채택해서 건전한 토론수업을 하기로 함에 따라 이 같이 결정한 것"이라고 채택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전 교장은 "역사 교사들이 교과서를 3배수 추천하는 교과협의회에 이사회나 학교 관리자들은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 학술단체협의회 등 465개 단체가 모인 역사정의실천연대의 방은희 사무국장은 "교학사 교과서가 비판받은 것은 보수 교과서이기 때문이 아니라 친일 옹호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라면서 "'건전한 국가관'을 강조하는 이 학교가 식민지근대화론의 시각을 가졌다는 지적을 받아 온 교과서를 채택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교는 올해 대상 학교 450여 개교 가운데 경기 안산공고에 이어 한민고 등 2곳으로 집계됐다(관련기사 :
'논란' 교학사 <한국사>, 전국 2곳 추가 채택?). 지난해에도 부산 부성고와 서울 디지텍고(복수 채택) 등 2개교만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