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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느끼는 부담 중 하나가 바로 장난감이다.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 뿌듯한 건 사실이지만 어떤 장난감을 사 줄지도 고민될 뿐더러 일부 손떨리는 비싼 가격도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각종 광고에 등장하는 장난감들은 10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고가의 장난감들은 아이들이 갖고 싶다고 하는 순간 갈등과 부담이 시작된다.

 선린종합복지관 1층에 위치하고 있는 꿈꾸는마을 장난감도서관
선린종합복지관 1층에 위치하고 있는 꿈꾸는마을 장난감도서관 ⓒ 김지형

그렇다고 해서 큰 마음 먹고 사준다고 깔끔하게 해결 되는 것도 아니다. 사줄 땐 좋아하지만 싫증이라도 내면 그야말로 허무하기 그지없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중고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이 또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고 딱 맞춤한 장난감을 구한다는 보장도 없다.

이런 부모님들에게 꼭 필요한 곳이 있어서 지난 17일 찾아갔다. 바로 대구 북구 관음동에 위치한 '꿈꾸는마을 장난감도서관'이다.

2012년 개관, 장난감 127점 보유

꿈꾸는마을 장난감도서관은 지난 2012년 11월21일에 문을 열었다. 이제 운영을 시작한 지 2년을 넘어섰다. 선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 중인 장난감도서관은 복지관 건물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통해 설립됐다. 당시 8천만 원을 지원 받았는데 복지관 내부 공간을 활용해 인테리어를 하고 장난감 127점을 구입해 시작했다고 한다.

 다양한 장난감들이 빌려갈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장난감들이 빌려갈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 김지형

지금도 강북지역에서 운영 중인 장난감 도서관은 이곳이 유일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지역 내에서 아동의 정서, 사회적발달의 큰 영향을 미치는 놀이와 관련된 장난감 도서관의 설치 운영을 통하여 영유아 밎 가족들의 문화 공간의 인프라를 확보하자는 취지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직접 들어 가보니 약 165㎡의 꽤 넓은 공간에 장난감 수도 상당히 많았다. 대여중인 장난감도 많다고 하니 우선 장난감의 양은 적지 않은 것 같았다. 커다란 미끄럼틀에서부터 자그만 유아용 장난감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문을 연 지 2년이 넘었지만 장난감 상태도 대부분 깨끗했다.

 부모님들을 위한 휴게실도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간단한 간식 등 먹거리 장소로 활용이 가능하다.
부모님들을 위한 휴게실도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간단한 간식 등 먹거리 장소로 활용이 가능하다. ⓒ 김지형

한쪽에는 따로 휴게실도 마련돼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이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직접 준비해온 간식도 이 휴게실에서만 먹을 수 있다.

아직 이용객 적지만 만족도 높아

현재 꿈꾸는마을 장난감도서관 운영을 맡고 있는 김현목(34·태전동) 팀장은 이달 초부터 발령을 받아 근무 중이다. 도서관을 운영하는 복지관 직원인 김 팀장은 7살 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이기도 하다.

"문을 연 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은 홍보가 미흡한 상황이다. 꾸준히 이용객이 늘고 있지만 좀 더 많은 분들이 이용했으면 한다. 복지관에서 운영하다보니 흔히 차상위계층이나 기초생활수급자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다만 앞서 말한 사회적으로 어려운 분들의 경우는 이용요금 감면 혜택을 드리고 있다."

 장난감도서관에는 다야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이 형태 별로 분류 되어 있었다.
장난감도서관에는 다야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이 형태 별로 분류 되어 있었다. ⓒ 김지형

좋은 시설에 비해 아직은 이용자가 많지 않아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연간 이용객이 3백 명 정도였다. 월 단위 대여건수는 평균 120건 정도다. 아직 홍보가 부족한 탓인데, 대여시설이라고 생각하면 적은 수라고 할 수도 없을 듯 싶었다. 무엇보다 한번 온 분들은 꾸준히 오는 편이라고 한다.

"오시는 분들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개인으로도 오시지만 어린이집에서 견학처럼 오는 경우도 많다. 특히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여는 목요일과 토요일에 이용객이 몰린다. 아무래도 퇴근 후나 주말 쉬는 날에 오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나이대로 보면 아무래도 젊은 세대가 많이 온다. 접근도 쉽지만 대여문화가 보편화 된 영향인 것 같다."

외부 지원 없어 운영에 어려움 겪어

운영상의 어려움도 없지 않다. 먼저 초기 설립이후 인건비를 지원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서 고정 상근 근무자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관의 다른 직원들이 겸임하면서 당번으로 운영 중이다. 앞으로 자원봉사자 운영 등도 고려하고 있지만 당장 만만치는 않은 상황이다.

 유아들을 위한 다양한 탈 것들이 모여있다. 관리가 잘되 상태도 매우 좋았다.
유아들을 위한 다양한 탈 것들이 모여있다. 관리가 잘되 상태도 매우 좋았다. ⓒ 김지형

장난감 구입도 과제다. 처음에 구입한 장난감 127점이 아직도 상태가 좋아 대여하고 있지만 꾸준히 구입을 해서 보유 장난감을 늘려야 하는데 비용마련이 쉽지 않다. 현재 연회비나 대여비가 유일한 수입원인데 연간 5~6백만원에 불과하다. 각종 소모품이나 관리비를 빼고 나면 아직은 장난감 구입에 쓰기엔 부족하다. 지금은 조금씩이나마 구입 비용을 적립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작년까지는 설립 시 지원 받은 예산으로 전담 교사가 책임지고 운영했지만 지금은 복지관 자체에서 운영 중이다. 사실 인건비가 가장 큰 부분인데 지금은 별도의 예산 없이 복지관 관계자들이 담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좀 더 활성화 돼서 장난감도 추가로 구입하고 인건비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난감도서관 이용을 위해서는 우선 연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연회비는 3만 원이다. 차상위계층이나 기초생활수급자는 할인이 가능하다. 한번 대여할 때 2점까지 빌릴 수 있으며 대여기간은 2주간이다. 추가비용을 부담하면 1회에 한해 1주일간 연장도 가능하다. 최장 3주간 대여가 가능한 것이다. 대여비는 매우 저렴하다. 빌리는 장난감의 구입가격에 비례해 별도로 책정되어 있는데 작은 장난감의 경우 5백원, 가장 비싼 경우도 3천원을 넘지 않는다.

"장난감 때문에 부담이 많았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해"

마침 장난감도서관을 자주 찾는다는 엄마 한분을 만났다. 이현주(45·읍내동)씨는 "3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집에 장난감이 많아지면서 구입비용도 만만찮고 공간도 협소해 관리가 어렵다"면서 "게다가 아이들은 흥미를 빨리 잃기 때문에 늘 고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초에 인터넷을 통해 알게 돼 오게 됐는데 이렇게 장난감 도서관을 이용하니 너무 좋다"며 "장난감도 덜 사게 되니 가계에도 도움이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난감도서관은 물론이거니와 복지관의 모든 공간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문턱이 낮다. 일단 한번 와서 이용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키즈카페처럼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놀이와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김 팀장의 당부를 듣고 장난감 도서관을 나오는데 아차 싶었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내가 둘째 때문에 최근 중고 미끄럼틀을 알아보았던 게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아직 못 구했다는 이야기에 내일 당장 같이 도서관에 와보기로 했다. 아내도 부담이 줄었다면서 좋아하는 눈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일단 한번 와보시길 권한다. 장담하건데 한번 오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기타 장난감도서관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네이버카페(http://cafe.naver.com/toysunlin)를 방문하거나 전화(053-322-5233)로 문의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대구 강북지역 작은 언론인 강북신문(www.kbinews.com)에 함께 실렸습니다.



#장난감도서관#대구#선린종합복지관#꿈꾸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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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살고 있는 두아이의 아빠, 세상과 마을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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