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일어나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일(한국시각) 몸에 폭탄을 두른 테러범들이 이슬람 신자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던 예멘의 모스크 2곳을 잇달아 공격해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
이번 테러는 최소 137명이 사망하고 345명이 넘게 다치는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의료진에 따르면 상태가 위독한 부상자가 많아 총 사망자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사람의 머리, 팔과 다리가 사방에 흩어졌고 피가 강물처럼 쏟아졌다"며 "엄청난 폭발로 인해 모스크의 수많은 유리창이 깨지면서 부상자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내전으로 몸살 앓는 예멘... IS "우리 소행" 주장예멘은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으로 민주화 정권이 들어섰으나 최근 시아파 반군 후티가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을 축출하며 정국이 혼란에 빠졌다.
정권을 빼앗기고 가택 연금을 당한 하디 대통령은 탈출에 성공한 뒤 남부 도시 아덴으로 피신해 아덴을 임시 수도로 선포했다. 하디 대통령은 자신이 예멘의 공식 지도자라며 후티 반군과 맞서고 있다.
이처럼 예멘은 시아파와 수니파의 종파적 갈등, 남부와 북부의 지역적 갈등 등 내전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테러를 당한 모스크 2곳 모두 시아파 반군 후티를 지지하는 이슬람교도들이 주로 다니는 곳이다.
사건 후 자신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예멘 지부라고 밝힌 조직이 온라인 성명을 통해 "시아파의 소굴에서 5명의 대원이 폭탄을 두르고 성스러운 작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공격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추가 공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앞서 또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 알 카에다 세력의 소행이라는 주장도 나왔지만 알 카에다는 이를 즉각 부인했다.
IS는 전날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국립 박물관에서 무장 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해 외국인 관광객 20명이 숨진 테러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