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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마인드프리즘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1월 19일 낮 서울 강남구 역삼역 앞에서 해고된 계약직 마음 치유사 복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마인드프리즘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1월 19일 낮 서울 강남구 역삼역 앞에서 해고된 계약직 마음 치유사 복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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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정혜신 전 대표의 개입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던 마인드프리즘이 둘로 쪼개지거나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회사 분할을 요구하는 일부 직원들과 노조원들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경영진이 '폐업'까지 거론하고 나선 탓이다.

해고자 복직과 노사 상생을 요구해온 보건의료노조 마인드프리즘지부(지부장 박세영)는 23일 성명을 통해 "회사 분할이 아니면 폐업을 하겠다는 것은 노동조합과 함께 할 수 없다는 반노동적 뿌리에서 기인한 것"이라면서 회사 분할과 폐업 추진을 반대하고 나섰다.

계약직 복직 투쟁 3개월째... 정혜신 전 대표 중재 나서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씨가 만들고 2년 전 김범수 의장이 투자해 화제가 된 심리치유전문기업 마인드프리즘은 지난 1월 계약직 마음 치유사 2명을 해고하면서 석 달 가까이 노사 갈등을 빚고 있다. 해고자 김미성씨를 비롯한 노조원과 지지자들은 광화문에서 40여 일째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관련기사: 쌍용차 해고자 돕던 마음 치유사들 '해고 위기').

급기야 지난해 6월 회사를 떠났던 정혜신 전 대표가 중재자로 나섰다. 정 전 대표는 지난 2월 16일 마인드프리즘 임직원들과 만나 당시 경영진 2명이 갖고 있던 회사 지분 85%를 전 직원에게 똑같이 배분하고 회사 회생 방안을 제출하면 김범수 의장에게 요청해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마인드프리즘지부는 "전 직원과 합의해 지난 2월 27일경 회생 방안을 제출했고 정 전 대표는 김범수 의장에게 전 직원 동의 서명을 전제로 지원 방안을 이끌어냈다"면서 "합의안이 제출된 지 6일 후 돌연 일부 직원이 노동조합과 함께 할 수 없다면서 '내마음 보고서'와 '워크숍'으로 사업부를 나누어 회사를 분할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현재 마인드프리즘 전체 임직원 19명 가운데 노조원 7명을 제외하고 다수를 차지하는 전 경영진과 비노조원 12명은 회사를 둘로 나눠 '내마음 보고서' 사업을 가져가겠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인드프리즘 사업은 크게 개인 심리 분석 프로그램인 '내마음 보고서'와 기업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한 '내마음·홀가분 워크숍'으로 나뉘는데 내마음 보고서 사업이 전체 수익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김범수 의장 자금 지원 약속했는데 돌연 '회사 분할론' 등장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왼쪽)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지난 2013년 6월 26일 서울 역삼동 마인드프리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장인 마음 건강 캠페인'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왼쪽)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지난 2013년 6월 26일 서울 역삼동 마인드프리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장인 마음 건강 캠페인'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마인드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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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신 전 대표가 오는 3월 말까지 회생안에 대한 전 직원 동의서를 요구한 가운데, 전 경영진은 지난 1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분할안을 상정할 계획이었지만 노조의 반대로 오는 30일로 연기했다.

이에 전 경영진은 지난 20일 오는 4월 19일까지 한 달간 예고 기간을 거쳐 폐업 절차를 밟겠다고 공지한 상태다. 경영진은 "현 상황에서 회사의 지속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회사 분할은 마인드프리즘의 상호보완적인 핵심 콘텐츠 '내마음 보고서'와 내마음워크숍, 홀가분워크숍을 갈라놓아 그동안 쌓았던 마인드프리즘의 가치를 훼손"하고 "인적, 물적 손실로 이어져 오히려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분사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 분할의 타당성이 있으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회사 측에) 구체적인 계획안을 제시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계획은 차차 만들면 되니, 동의부터 하라'는 막무가내였다"면서 "그 배경에는 노동조합과 함께 할 수 없다는 반노동적 의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조는 정혜신 전 대표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고 보고 회사가 쪼개지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상급단체인 보건의료노조 역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반노동적 악의가 내포된 회사 분할과 폐업 추진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엄중한 경고에도 마인드프리즘의 분할 또는 폐업이 추진된다면 우리 노조 4만5천여 조합원은 끝까지 그 진상을 밝혀 나가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회사 측 입장을 들으려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태그:#마인드프리즘, #정혜신,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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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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