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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26일 서구 심곡동 소재 국제성모병원 앞에서 ‘진료비 허위 청구 규탄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26일 서구 심곡동 소재 국제성모병원 앞에서 ‘진료비 허위 청구 규탄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장호영

직원들의 친인척과 지인들을 환자로 거짓 등록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보험 급여를 부당 청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사실이 언론보도로 알려진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보건의료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지난 26일 오전 11시 30분 인천 서구 심곡동에 소재한 국제성모병원 정문 앞에서 '진료비 허위 청구 규탄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운동본부는 "국제성모병원이 허위 청구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수천명에 달한다"며 "병원은 직원들에게 환자 유치를 독려했고, 직원들은 친인척과 지인들을 환자로 허위 등록해 건강보험 급여를 받았다고 하는데,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형 병원에서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인 부당 청구 행위가 자행됐다는 점, 윤리적인 경영과 양심적인 진료를 내세운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병원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며 "허위 환자로 부당하게 보험 급여를 받는 것은, 국민들이 꼬박꼬박 낸 보험료를 절도하는 행위이자 국민의 건강을 위해 쓰여야할 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조직적 범죄행위로 엄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보험 급여 부당 청구 진상 공개와 사죄 ▲환자 유치 활동에 직원 강제 동원과 수익성 추구를 위한 비도덕적 행위 중단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관련법에 의거한 책임자 엄중 처벌 ▲보건복지부의 현장실사와 부당 청구 행위 근절 위한 근본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경찰조사 혐의 배경 분석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일부 모습.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일부 모습. ⓒ 장호영

지난해 2월 17일 개원한 국제성모병원은 부평구에 소재한 인천성모병원의 제2 병원이자 대학병원 급 종합병원으로 '전문 진료센터 12개, 임상과 26개, 세부 진료과 35개, 입원실 1000병상 규모에 의료진 110여명과 첨단시설을 구비한 병원'으로 홍보해왔다.

개원 이후 1년간 누적 외래환자 수가 330만 2042명이고, 수술 총6078건, 병상 가동률 9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인근 대학병원들의 연간 외래환자 수에 비해 저조한 실적이었다고 의료 관련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인근 지역주민들의 국제성모병원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병원을 찾는 발길을 끊게 해 외래환자 수가 적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제성모병원 인근 지역주민들의 커뮤니티 카페 몇 곳을 살펴본 결과, 국제성모병원을 나쁘게 평가하는 글이 좋게 평가하는 글보다 많았다. 나쁜 평가를 남긴 사람들은 다른 병원에 비해 비싼 진료비, 과잉진료, 직원들의 불친절, 비싼 주차비를 주로 지적했다.

보험 급여 부당 청구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커뮤니티 카페에는 "몇 주 전 진료 받고 불쾌한 일이 있어 컴플레인(불평)했는데, 직원의 사후 처리 행동에 실망이 컸다. 국제라는 타이틀에 맞게 글로벌 마인드를 갖춰야" "쌤통이다 싶다. 무조건 (입원실) 1인실 강요, 진료비는 얼마나 비싼지, 여러 가지로 컴플레인을 걸었지만 대응이 너무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었다. 다시는 안 간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의사가 약 처방을 잘못한 일로 불쾌한 일을 겪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지난 2월 말께 아이(만5세)의 40도가 넘는 고열로 국제성모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고 밝힌 A씨는 <시사인천>과한 인터뷰에서 "응급 진료를 받을 때부터 직원들의 불친절에 화가 계속 났는데, 아이의 열이 내리고 난 후 의사가 처방해준 약이 잘못돼 더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약국에서 약을 주며 해열제가 담긴 물약과 해열제를 빻은 가루약을 섞어 먹이라 했다. 과다 복용으로 아이가 위험해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더니, 약국에선 '처방전엔 아무 내용이 없으니 의사에게 가서 물어보라'고 했다"며 "어렵게 의사를 만나 얘기했더니, 사과가 아니라 '어머니가 아셨으니 됐네요'라는 투로 별거 아닌 듯 얘기했다"고 분개했다.

A씨는 "약을 다 섞어 먹였다가 아이에게 문제라도 생겼으면 어쩔 뻔했나? 사과도 않고 아무렇지 않은 듯 이야기하는 의사한테 실망했다"며 "다시는 이 병원을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외래환자 수가 예상보다 많지 않다보니 직원들을 동원해 무리하게 환자를 유치하려하다가 보험 급여 부당 청구까지 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많다.

이에 대해 국제성모병원 관계자는 "내부 전산시스템 점검과정에서 발생한 오류 때문에 일어난 일로, 환자 수천명이 아니라 200~300명 정도에 해당하는 일"이라며 "비싸다는 지적에 주차비를 낮췄고, 인근 병원들이 단가를 워낙 낮게 잡아 놓은 것도 있고 좋은 장비를 들여놓다 보니 진료비를 비싸게 느끼는 것이다. 불친절 등의 문제는 주변 경쟁 병원들이 악의적으로 내는 소문일 뿐"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국제성모병원#가톨릭#인천#가톨릭관동대학교#건강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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