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중진급 승려가 모텔을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모텔 건물 지하에서는 룸살롱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텔 운영 의혹을 받고 있는 A스님은 현재 강원도 유명 사찰의 주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계종 내의 판사격인 재심호계위원도 맡고 있다.
지난 15일 김영국 연경불교정책연구소장과 함께 A스님이 모텔을 운영하고 있다는 강원도 삼척시를 찾았다. 해당 모텔 건물은 토지 450평에 연건평 551평의 4층짜리 건물이었으며 지하에는 유흥주점(룸살롱)이 입주해 있었다. 1층에는 모텔 및 다방이 들어서 있었고, 2~4층은 모텔로 운영하고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한 부동산 업자는 해당 건물의 시세가 30억 원 정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20억 원에 팔라고 했을 때도, (스님이) 팔지 않겠다고 했다, 지금은 30억 원을 준다고 해도 안 팔 것"이라고 말했다.
모텔 건물 지하에 자리 잡은 룸살롱은 지하 100평 규모로 9개 룸이 갖춰져 있었다. 룸살롱 사장에게 확인한 결과, 룸살롱은 건물주에게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150만 원을 주는 조건으로 임대해 장사를 하고 있었다. 룸살롱 사장은 "건물 주인인 스님이 모텔에서 발생하는 수익 가운데 매달 400만 원을 사찰로 송금한다"며 "모텔 관리인은 내 남편이고, 스님에게 고용된 직원이다"라고 주장했다.
카드 결제했더니... 스님 속명이 등장했다
여러 논란에 대해 A스님은 <불교닷컴>과 한 통화에서 "이 모텔은 모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다"라며 "직접 운영하고 있지 않다, 전부 임대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직접 운영하고 있지 않다"는 A스님의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김영국 소장과 기자가 직접 이 모텔에 들러 카드로 결제를 해 본 결과, A스님의 속명(스님이 출가하기 전에 사용하던 이름)이 카드전표에 찍혀 나왔다. 또 모텔 사무실에 걸린 영업신고증에도 A스님의 속명이 적혀 있었다. 심지어 A스님이 직접 위생교육을 수료했다는 걸 증명하는 증서도 모텔 입구에 걸려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스님이 모친인 비구니 스님에게 물려받은 것은 맞지만, 스님의 모친인 비구니 스님도 이 모텔을 상속 받은 것이 아니라 승려생활을 하면서 얻은 재산으로 매입해 물려준 것"이라며 "스님은 이 재산을 종단에 귀속하든지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조계종 승려법(제30조의 2항)에는 "승려는 종단의 공익과 중생 구제의 목적 이외에는 본인이나 세속의 가족을 위하여 개인 명의의 재산을 취득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도정 스님은 "출가자 가운데 속가에서 유산으로 물려받은 아파트, 토지 등은 개인이 갖고 있기도 한다"면서 "사사로이 가진 재산은 승려법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어 "출가 이후 축적된 재산을 은닉할 시 3년 이하 공권정지를 받는다"고 말했다.
모텔 건물 지하에서 운영되고 있는 룸살롱 또한 여성 접대부 고용 등으로 인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소장은 "접대부에게 물으니 그 일대에서 직접 접대부를 고용하는 곳은 스님 건물 지하의 클럽이 유일하다고 했다"면서 "위층 모텔에는 접대부들이 쓰는 방이 따로 있었다, 접대부들은 모텔에서 기거하면서 2차도 모텔에서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룸살롱 접대부를 취재한 결과, 2차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룸살롱 사장은 "나는 2차는 관여 않는다, 2차는 아가씨들과 직접 이야기하라"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접대부들을 만난 김 소장은 "접대부들도 모텔 주인이 스님인 것을 알고 있었다"며 "스님이 모텔에 오면 아가씨들에게 용돈도 줬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재화 변호사는 "성매매가 일어나는 건물은 임대업자도 책임을 진다"며 "임대료는 불법이득으로 모두 추징되게 돼 있다, 건물주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건물에서 성 접대를 하는 것을 알고도 계속 임대했다면 임대수익이 환수된다"고 설명했다.
모텔 소유주인 A스님은 '스님 소유의 모텔 건물에서, 비록 임대했다 하더라도 룸살롱이 운영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크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해든 육해든 알아서 해라"고 말했다. 이후, 해당 스님은 지속적인 <불교닷컴>의 반론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