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만나, "위안부 피해자들이 90세에 가까운 고령임을 감안할 때, 위안부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라고 밝혔다. 오는 3일 출국해 일본을 방문하는 미 하원 대표단에게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재차 확고히 밝힌 셈이다.
이에 펠로시 원내대표는 여성 인권의 차원에서 문제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는 이후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한 만나서 지난 2007년 미 의회의 위안부 문제 결의안 채택 당시를 거론하면서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기회를 주는 것이 일본에 역사의 짐을 덜어주는 것 아니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아베 총리가 어떤 형식으로든 사과하길 희망한다"라고 분명한 입장을 내놨다.
이는 한·일 관계 냉각의 주요 원인인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사실상 지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그것(사과 장소)이 (미국) 의회일 필요는 없다" "아베 총리가 그것을 연설에서 말할지 말지는 내가 말할 게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한편, 박 대통령은 한미 관계,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등 다양한 현안들을 놓고도 미 하원 대표단과 의견을 교환했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핵, 북한 인권문제가 우리에게는 가장 큰 안보위협인 동시에 동북아 지역과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불안정 요인"이라면서 "이 같은 여러 복잡한 문제들을 풀어내는 해결책은 결국 한반도의 통일이라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