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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무상급식이 중단되고 4월 1일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된 가운데, 일부 지역 학부모들이 급식비 납부 거부를 선언했다. 또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중단 사흘째인 3일에도 펼침막을 내거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3일 경남도교육청과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경남운동본부 등에 따르면, 하동지역 일부 학교 학부모들이 급식비 거부를 결의했다. 하동초등학교 학부모회(회장 강정숙)는 하루 전날인 2일 저녁 총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하동초교뿐만 아니라 진교초교, 하동중앙중학교 학부모들도 급식비 거부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생 550여 명인 하동초교는 오는 6일 학생들을 통해 급식비 납부 통지서를 학부모한테 보낼 예정이다.

4월부터 경남지역 학교 무상급식이 중단되는 가운데, 하동 쌍계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27일 '무상급식 정상화'를 요구하며 등교거부했고, 이날 오전 학생들이 하동 화개면 녹차문화센터 앞 주차장에서 간단한 집회를 열며 풍물놀이를 선보이고 있다.
 4월부터 경남지역 학교 무상급식이 중단되는 가운데, 하동 쌍계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27일 '무상급식 정상화'를 요구하며 등교거부했고, 이날 오전 학생들이 하동 화개면 녹차문화센터 앞 주차장에서 간단한 집회를 열며 풍물놀이를 선보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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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급식비는 학부모들이 '스쿨뱅킹'을 통해 자동이체 되고, 이 학교는 7일부터 자동이체할 예정이다. 이 학교는 1인당 급식비가 2520원(우유값 포함)이고, 월평균 4만3000원(20일)이다.

급식비 납부 거부를 하는 학부모들은 스쿨뱅킹 해지를 하거나 은행계좌변경을 하고 있다. 강정숙 회장은 전화통화에서 "어제 학부모총회를 해서 급식비 납부 거부를 결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무상급식 중단을 막기 위해 경남도청과 하동군청을 압박하며 1인시위와 선전전 등을 벌여 왔다, 교육청도 같이 나서서 대응해야 하는데 조금 방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이 참여해야 한다는 뜻에서 급식비 납부 거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학부모들은 홍준표 지사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높다, 저는 그동안 세금 한번 미납하지 않았고 나라에서 하라는 의무는 다해 왔다, 반면 도지사는 우리와 한 마디 상의도 없이 폭력을 휘둘렀다"며 "급식비 납부 거부는 아이들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학부모들이 최소한 할 수 있는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하동 쌍계초등학교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며 지난 3월 27일 등교 거부했다. 벚꽃 축제로 4월 3일 예정되었던 등교거부는 취소했으며 10일과 17일에 등교 거부할 예정이다.

한편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3일 오전 하동교육지원청에서 학부모 대표들과 비공개로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학부모들은 경남도교육청이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 강력하게 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유상급식이 되어도 학교 교육과정에서 급식은 정상적으로 운영 되어야 한다"며 "학부모들의 참담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학교급식 거부나 급식비 납부 반대운동, 등교거부 등으로 번져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박종훈 교육감 "급식 지키기 위해 최선 다하겠다"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학부모 면담 자리에서 박종훈 교육감은 "먼저, 하동 학부모님들이 무상급식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자발적인 모임을 통해 유상급식 전환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을 보니 교육감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부모님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박 교육감은 "학부모님들이 우리 아이들의 급식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면서 학교급식 문제 해결에 대한 큰 동력을 얻고 희망을 갖게 됐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은 박종훈 교육감은 "솥단지를 걸고 이틀간 학생들에게 직접 밥을 해 먹인 지수초등학교를 방문해 참 이런 구걸도 없다 싶었다, 교육청 예산만 있으면 무상급식을 당장에라도 하고 싶다"면서 "1개월에 100억 원 정도가 소요되는 급식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다른 사업 예산을 중단해 비용을 확보할 사업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종훈 교육감과 하동지역 학부모들은 앞으로 무상급식 문제가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조하기로 했다.

밀양 거리 펼침막 50여 개 걸려 ... 주민발의도 추진

밀양지역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며 2~3일 사이 거리에 50여개의 작은 펼침막을 내걸었다.
 밀양지역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며 2~3일 사이 거리에 50여개의 작은 펼침막을 내걸었다.
ⓒ 밀양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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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중단에 계속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거리 곳곳에 갖가지 주장을 담은 작은 펼침막을 내걸고 있으다. 특히 학교 주변에 펼침막을 내거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밀양지역 학부모들은 2일 저녁부터 3일 사이 작은 펼침막 50여 개를 만들어 가로등 등에 매달아 놓았다. 펼침막은 학부모·학생의 개별 이름으로 되어 있다.

펼침막에는 "준표야 쫌", "무상급식 약속 지켜주세요", "선거 때는 무상급식, 선거 뒤 유상급식", "내가 낸 세금 쓰려면 쫌 물어보라", "애들 밥그릇 뺏고 행복하시나요", "급식도 우리가 가르쳐야 할 교육입니다", "무상급식은 공짜밥 아니라 내가 낸 세금이다", "행복한 의무교육 즐거운 의무급식", "아이들 가난을 증명해야 하나요"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학부모들은 지역마다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합천지역 한 학부모는 "오는 5일 합천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홍준표 지사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부모들은 그  같은 사실을 알고 피켓을 들거나 무상급식 스티커를 달고 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3일 오전 창원에서 연석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서우향 상황실장은 "지금까지 해온 활동을 평가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논의를 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이 중심이 되어 '무상급식 조례 주민발의'를 추진하고, 시군 지역별로 학부모들이 집회와 선전전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태그:#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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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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