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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부모들, 독립적 조사 촉구하며 행진하다" 외신 보도 외신들은 지난 4일 전후로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관련 정부 시행령안 철회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며 단행한 세월호 유족들의 항의 삭발, 도보 행진 등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사진은 BBC가 다룬 세월호 유가족 도보행진 관련 보도.
▲ "세월호 참사-부모들, 독립적 조사 촉구하며 행진하다" 외신 보도 외신들은 지난 4일 전후로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관련 정부 시행령안 철회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며 단행한 세월호 유족들의 항의 삭발, 도보 행진 등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사진은 BBC가 다룬 세월호 유가족 도보행진 관련 보도.
ⓒ BBC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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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영국 <BBC>와 <가디언>, 캐나다 <CTV> 등 외신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소식을 활발히 보도하고 있다. 반면 <조선>, <중앙> 등 일부 국내언론은 정부가 발표한 '세월호 참사 배·보상금'은 주요하게 다루면서, 이에 항의하는 유족들의 집단 삭발과 도보행진은 축소 보도해 외신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외신들은 지난 3월 말부터 희생자·실종자 가족 인터뷰와 기자회견 등 세월호 참사 1주기 관련 소식을 실었다. 특히 지난 4일 전후로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정부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철회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며 진행한 집단 삭발식(2일)과 도보 행진(4~5일)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BBC>는 지난 4일 '세월호 참사: 부모들, 독립적인 조사 요구하며 행진하다(Sewol disaster: Parents march over independent inquiry)'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200명 넘는 유족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촉구하며 행진했다", "유족들은 '정부가 특별조사위 주요 자리에 공무원을 임명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유력일간지 <가디언>도 앞서 2일 유족들의 집단 삭발식을 보도했다. <가디언>은 여기서 "유가족들은 새로운 (진상)조사 대신 보상 절차를 시작하는 정부 계획을 비판하며 삭발로 시위했다"며 "유가족 최경덕(고 최성호군 아버지)씨는 '정부가 참사 1주기에 보상 계획을 운운해, 비통에 빠져 있는 유가족들을 조롱했다'고 말했다"고 썼다(기사 원문보기).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인터뷰해 내보낸 외신도 있었다. 외신번역 매체 <뉴스프로>에 따르면, 아랍권 민영방송 <알자지라>는 지난 1일 '한국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 끝맺음을 원하다'란 제목으로 실종자 가족인 이금희(조은화양 어머니)씨와 박은미(허다윤양 어머니)씨를 인터뷰했다. 2015년 4월 현재 남은 세월호 참사 실종자는 9명이다.

가족들은 이 인터뷰에서 "어떤 잠수사들은 수색 의지가 있었음에도, 정부가 멈추게 했다고 한다"며 "(정부는) 우리에게 '수색 중단'에 동의할 것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알자지라>는 "유족들은 서해 50m 아래 침몰한 세월호에 남아있을 시신들을 회수하지 못한 것이 정부의 실패(governmental failure)라고 보며, 좌절감과 분노를 드러냈다"고 보도했다(기사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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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주제 다른 보도... 민언련 "누구의 이야기를 싣고자 하느냐의 문제"

 캐나다 최대 방송사로 알려진 <CTV>도 유가족 이지성(고 김도언양 어머니)씨와 박종범(고 박예슬양 아버지)씨 인터뷰를 통해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답변을 원한다"고 전했다.
 캐나다 최대 방송사로 알려진 <CTV>도 유가족 이지성(고 김도언양 어머니)씨와 박종범(고 박예슬양 아버지)씨 인터뷰를 통해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답변을 원한다"고 전했다.
ⓒ CTV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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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월호 참사 1주기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하는 국내 언론의 행태는 제각각이었다. 특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지난 2일 1면에서 '세월호참사 배·보상금'을 다루며 대서특필했지만, 이어진 세월호 유족들의 집단 삭발식과 도보행진 보도에는 인색했다. <조선>은 유가족 집단 삭발식을 3일자 사회 10면에서 단신 처리했고, <중앙>은 다루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2일 온라인을 통해 삭발식을 짧게 보도했으나, 3일자·6일자 지면에서는 관련 소식(도보행진 포함)을 올리지 않았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이 3일자 신문 1면에서 세월호 유족들의 삭발 사진을 배치하고 주요하게 다룬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는 방송도 마찬가지다. 세월호 참사 관련 신문·방송 보도를 모니터링하는 유민지 민주언론시민연합(아래 민언련) 활동가는 "KBS나 MBC는 유족들 도보행진을 단신으로라도 다뤘으나, <TV조선>이나 <채널A> 같은 종편의 경우 보도조차 전혀 하지 않았다"며 "특히 <조선>과 <중앙>은 보상액을 강조하면서 정부 측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활동가는 "외신은 세월호 1주기에 맞춰 현재까지 바뀐 건 뭔지, 유족들은 왜 아직도 거리에서 농성하고 삭발하는지를 다뤘지만 KBS 등 일부 언론은 정부 발표에만 집중한 채 유가족 얘기는 싣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는 정부 보도자료를 1면에 싣는 형국"이라며 "예측 가능한 정부 발표와 달리 유족들 삭발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도 이를 보도하지 않는 데에는 어떤 의도가 깔려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같은 세월호 1주기 보도인데도 외신과 국내 언론의 보도 행태가 다른 이유는 뭘까. 민언련은 "누구의 이야기를 싣고자 하느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조선>등 일부 국내언론은 "정부 해명에 무게를 싣는 등 보도를 통해 뭔가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지만, 외신은 "뉴스가치 판단에 따라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게 민언련 측 설명이다. 민언련은 7일 오후 이와 관련한 모니터링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한편, 세계 인권탄압·시위 보도매체인 <레볼루션 뉴스>는 지난달 31일, 최근 세월호 특별법 정부 시행령안에 반발해 유족들이 벌인 시위를 한국 경찰이 공권력으로 진압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또 유족들이 세월호 특별법 기본 취지를 심각히 훼손하는 이번 시행령안에 분노했으며, 경찰은 이런 유가족들을 체포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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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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