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해 학교 급식을 거부하고 도시락을 싸는 학부모들이 대폭 늘어났다.
13일 경남도교육청이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이날 학교 급식을 하지 않은 학생은 4459명(61개교)으로, 이는 그동안 매일 100~400명 안팎이던 숫자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날 학교급식을 하지 않고 도시락을 이용한 학생은 4331명이고, 가정식 학생은 189명이었다. 도시락 이용의 경우, 유상급식 첫날인 1일에는 109명이었고, 지난 10일에는 393명이었는데 대폭 늘어난 것이다.
거창 28개교 4073명은 학교급식을 거부했다. 웅양초교 학부모들은 교내에서 취사해 61명에게 밥을 나눠주었고, 위천초교 학생들은 김밥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거창지역 17개 초등학교 3078명 중 2238명, 10개 중학교 1914명 중 1817명, 1개 고등학교 130명 중 18명이 학교급식을 거부했다. 거창지역 학부모들은 학교에 가서 직접 밥을 지어 학생들한테 나눠주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학교별로 유상급식에 항의하며 도시락 투쟁을 했고, 도시락을 못 싸오는 학생들을 위해 어머니들이 학교에 가서 자기 자식과 남의 자식 할 거 없이 모두 밥을 나눠주었다"며 "이런 공동체적 마음을 홍준표 지사는 겪어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천 곤명초등학교 학부모들도 이날 전교생 51명한테 밥을 지어 나눠주었다. 학부모들은 준비한 음식을 학교 강당에서 학생들한테 나눠주었다. 곤명초교 학교운영위원회와 어머니회는 이날부터 사흘 동안 학교 급식 거부하고, 직접 밥을 배달하기로 했다.
학부모 박남희(사천)씨는 "곤명초교 엄마들이 음식을 준비해서 강당에 모여 학생들한테 배식했다"며 "엄마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며, 아이들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는 의무급식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주 한때 도시락 지참을 했던 하동 묵계초등학교, 함양 서상중·고등학교는 이날부터 정상 급식했다. 한편 합천 삼가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오는 15~17일 사이 급식 거부하고 직접 밥 배달에 나설 예정이다.
경남은 지난해까지 경남도청과 시군청이 학교 무상급식 식품 경비를 지원해 읍면지역 초중고와 동 지역 초등학교에 무상급식을 실시했지만, 올해부터 도·시·군청이 예산 지원을 끊어 지난 4월 1일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