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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웩!"

첫째(9살) 아이가 먹던 고기를 뱉어냅니다. 동생(7살)이 삼겹살을 다시마에 싸서 먹으면 맛있다고 하니 가만히 보고 있다가 따라 해본 겁니다. 그러더니 동생을 원망하는 소리를 지릅니다.

"이걸 어떻게 먹어! 나 속았어."
"형아, 다시마에 고기 싸먹으면 맛있어. 왜 그래?"
"원래 어린이는 다시마 못 먹는 게 맞아"
"아냐, 형아. 나는 다시마에 밥도 싸서 먹는데 되게 맛있어"

일요일 저녁 식사시간입니다. 나는 지금 고깃집에서 아이들의 이러저러한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고깃집에 와서도 고기는 먹지 않고 된장국에 밥 말아 먹는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오죽하면 고기 한 점에 백 원씩 주겠다고 해야 먹는 시늉을 합니다.

주말만 되면 먹게 되는 삼겹살, 갈비 10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육류를 먹이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키도 작고 몸무게도 너무 적은 아이들이라서 걱정이 됩니다. 물론 육류 섭취가 해답은 아니겠지만 유난히 고기를 싫어합니다. 고기 집에 가서는 된장국에 밥말아 먹고 나오는 게 전부입니다.
주말만 되면 먹게 되는 삼겹살, 갈비10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육류를 먹이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키도 작고 몸무게도 너무 적은 아이들이라서 걱정이 됩니다. 물론 육류 섭취가 해답은 아니겠지만 유난히 고기를 싫어합니다. 고기 집에 가서는 된장국에 밥말아 먹고 나오는 게 전부입니다. ⓒ 김승한

그래도 요즘 둘째는 다시마에 쌈 싸먹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데 첫째는 아직도 기겁을 합니다. 꿈 속에서 돼지고기 먹다가 가위라도 눌렸는지 '그 맛없는 고기를 왜 먹느냐'며 엄마가 내미는 젓가락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 다니는 게 늘 있는 일입니다. 같은 가족인데, 누구는 다이어트 한다고 음식과 식사량을 조절하고, 누구는 소고기든 돼지고기든 먹으라고 해도 안 먹겠다 도망 다니는 현실이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씁쓸합니다.

다이어트, 평일에만?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나름 6개월이 돼가고 있습니다(관련기사 :점점 불러오는 나의 배……. 이러다 산부인과 가나). 그런데 요즘엔 다이어트를 하는 건지 뭐 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잘 지켜온 다이어트 습관이, 주말이면 이렇게 가족끼리 혹은 이웃들과 어울려 다양한 음식들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느라 무너지고 있습니다.

소고기, 돼지고기, 자장면과 탕수육, 피자, 치킨 등이죠. 주로 기름기 많고 콜레스테롤도 높은 음식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의 외도는 다이어트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답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입니다. 또 내 식습관이 과식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너무 배부르지 않게 먹고 숟가락을 놓습니다. 하지만 일요일 저녁, 잠자리에 눕고 나서 '내가 주말에 찌운 살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에 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것은 주마다 반복됩니다. 

물론 평일엔 잡곡과 채식 위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합니다. 아침식사는 거르지 않고 넉넉하게, 점심과 저녁은 소량으로 식사를 합니다. 스트레칭과 적당한 운동을 수 개월 동안 해왔기에 나름 몸은 가볍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진전은 없네요. 다이어트 시작 당시에 66.5kg이었고 지금은 61kg과 62kg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나는 키가 작기에 60kg이 조금 넘는 몸무게이지만 아직도 비만으로 체크가 됩니다. 60kg 밑으로 내려가야 몸도 더 가벼워지고 심한 운동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습니다. 다이어트에 실패한 사람들처럼 요요현상은 없지만 아직도 볼과 턱엔 내 게으름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윗배! 아랫배를 짓밟고 솟아오르다

내 친구 체중계 얼마 전부터 친구가 하나 생겼다. 체중계다. 아침 저녁으로 마주한다. 내 몸이 짓누르는 걸 싫어한다고 난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숫자가 적게 나오기를 원하는 내 맘을 이해할 것이라고...
내 친구 체중계얼마 전부터 친구가 하나 생겼다. 체중계다. 아침 저녁으로 마주한다. 내 몸이 짓누르는 걸 싫어한다고 난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숫자가 적게 나오기를 원하는 내 맘을 이해할 것이라고... ⓒ 김승한
게다가 저는 아랫배가 별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윗배가 많이 나왔거든요. 식사를 조금이라도 하면 음식물이 그대로 윗배에 머물러 있는 건지 풍선 같은 배가 가라앉기까지는 몇 시간이 소요됩니다. 아랫배가 나오는 건 '인격'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만 유독 윗배가 많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서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윗배가 나오는 이유로는 ▲ 불규칙한 식사 ▲ 폭식 ▲ 다이어트 실패 시 발생되는 요요현상​ 등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윗배가 나오는 경우는 아랫배보다 내장지방이 더 많은 경우라 적은 양을 먹더라도 소화가 잘 안 되거나 가스가 차서 배가 금방 나온답니다. 그러니 피하지방을 빼기도 힘들며 질병의 위험도 높겠죠?

결론적으로 아랫배나 윗배나 살이 그득하다는 건 건강에 좋지 않은 거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아랫배 나온 사람보다 윗배 나온 사람이 살을 빼기도 힘들 뿐더러 질병에 더 노출이 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저는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고 폭식이나 과식은 하지 않습니다. 다이어트란 것도 작년 말에 처음 시작을 한 것이니 요요현상이라고 보기도 애매하고요. ​​

아직은 아들들에게 질 수 없다

퇴근하고 자기 전에 한 번, 일어나서 한 번, 새로 생긴 친구인 체중계와 함께 몸무게를 재봅니다. 뭐 그다지 큰 변화는 없지만 마음속으로는 '100g이라도 줄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지요. 우뚝 솟은 윗배도 좀 제자리로 들어갔으면 하고요.

다이어트! 초심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지금까지가 1단계였다면 이제 2단계로 들어가 다른 방법을 찾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식단표는 그대로 놔두고 운동의 종류와 양을 늘리는 방향으로 말입니다. 지금은 스트레칭 위주로 사무실이나 집 앞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이었다면 이제는 강도를 조금 높여서 온몸의 살들이 떨리고 진땀나는 운동으로요. 다이어트의 목적이었던 뱃살을 빼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들놈의 말, 지금도 가끔 얘기합니다.

"아빠, 아기 언제 나와요?"
"아빠! 아빠 배는 풍선처럼 터질 것 같아요"

뭐 아이들이야 아빠 무릎에 앉아 있을 때 푹신한 등받이가 있어서 좋은 면도 있었겠지만, 자기들 나름대로 엄마와 아빠 배를 비교해 볼 때 이건 아니다 싶었나 봅니다.

당연히 40대 아저씨 몸이 유치원이나 초등생의 운동량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집에서 아들들과 장난을 많이 치는 아빠가 먼저 지쳐 나동그라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아직은 아빠도 쌩쌩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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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종교학 쪽에 관심이 많은 그저그런 사람입니다. '인간은 악한 모습 그대로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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